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원추세포 + 간상세포. 하이브리드형 광수용체를 지닌 심해어



 (Two pearlside species that have hybrid photoreceptors in their eyes as larvae and adults, Maurolicus muelleri and Maurolicus mucronatusDr. Wen-Sung Chung / The University of Queensland)

인간을 비롯한 척추동물의 시세포는 원추 세포(Cone cell)와 간상 세포(rod cell)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세포들은 눈의 망막에 위치하여 빛을 감지합니다. 원추 세포는 밝은 곳에서 색깔과 정밀한 형태를 식별하고, 간상 세포는 어두운 곳에서 명암을 구분하며 형태를 감지합니다. 원추 세포는 중심부에 밀집되어 색상을, 간상 세포는 주변부에 많아 야간 시력을 담당합니다.

대부분의 척추동물에서 시각은 원추세포가 먼저 발달하고 간상세포가 나중에 발달하는 순서를 따릅니다. 하지만 최근 호주 퀸즐랜드 대학의 릴리 포그(Lily Fogg)와 패니 드 부세롤(Fanny de Busserolles), 그리고 동료들은 홍해의 20-200m 정도 되는 바다에서 심해어의 치어에서 예외적인 원추세포와 간상세포의 하이브리드 세포를 발견했습니다.

대부분의 어린 물고기 (치어)들은 보통 얕은 바다에서 성장합니다. 하지만 심해 환경에 적응한 심해어의 경우 얕은 바다라고 해도 중층대 (mesopelagic zone) 또는 약광층 (twilight zone, 해수면 아래 약 200m에서 1,000m 사이)에서 살아갑니다. 아직 미숙한 어린 치어의 시세포로는 이런 어두운 환경에서 제대로 빛을 감지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 A ) 막대 모양 또는 원추 모양 형태를 가진 광수용체의 개략도. ( B ~ G ) V. mabahiss의 초기 유충 및 성체 광수용체 층의 대표적인 광학 현미경 사진[(B) 및 (E)]과 투과 전자 현미경 사진[(C) 및 (D) 및 (F) 및 (G)] .Fogg 외 / 퀸즐랜드 대학교)

연구팀은 빈치게리아 마바히스(Vinciguerria mabahiss), 마우롤리쿠스 무크로나투스(Maurolicus mucronatus), 벤토세마 프테로툼(Benthosema pterotum) 세 종의 심해어 유생 망막을 조사해 이들이 빛이 약한 환경에서 어떻게 적응했는지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이 물고기들의 간상 세포가 원추 세포 특이적 유전자들을 압도적으로 많이 발현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다시 말해, 이 세포들은 막대 세포 형태를 띠면서도 원추 세포처럼 기능했던 것입니다. 간상 세포와 유사한 구조는 저조도 환경에서 최대한 많은 광자를 포착하도록 최적화되어 있으며, 원추 세포에서 유래한 분자 메커니즘은 더 빠른 반응과 회복을 지원합니다. 이러한 조합 덕분에 이 하이브리드 광수용체는 어두운 약광층에서도 효과적으로 빛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 물고기들이 성장 과정에서 하이브리드 광수용체 구조를 유지한ㄴ 경우와 아닌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마우롤리쿠스의 경우 , 간상 모양이면서 원추 세포적 특징을 지닌 하이브리드 세포들이 성체가 되어서도 우세하게 나타납니다. 반면 다른 두 종에서는 망막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익숙한 저조도 환경에 적응하면서 진정한 간상 세포 쪽으로 변화합니다. 이는 주로 서식하는 환경의 차이에 따라 나타나는 변화로 보입니다.

원추 세포형 간상 세포는 생물학, 의학 시간에 공부했던 내용을 뒤집는 자연계의 창의적인 적응인데, 사실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보고된 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어두운 환경에 사는 동물에서 왜 더 많은 사례가 없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비슷하 사례들이 더 많이 발견될지 주목됩니다.

사실 그런것보다 마치 이빨 같이 생긴 복부 아래의 모양이 눈길이 가는데, 사실은 발광 기관입니다. 두 줄의 발광기관이 LED 처럼 있어서 빛을 내는 구조라고 하네요.

참고

https://refractor.io/biology/hybrid-rods-cones-eye-cell-deep-sea-fish-vision/

Lily G. Fogg et al. ,Deep-sea fish reveal an alternative developmental trajectory for vertebrate vision.Sci. Adv.12,eadx2596(2026).DOI:10.1126/sciadv.adx2596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eMMC 달고 가격 낮췄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랩탑 고 발표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소프트가 서피스 랩탑의 보급형 버전을 발표했습니다. 서피스 랩탑 고 ( Surface Laptop Go )는 서피스 랩탑 3의 13.5/15인치 보다 작은 12.45인치 픽셀 센스 ( 1536 x 1024 Resolution 148 PPI, 10포인트 멀티 터치 )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Core i5-1035G1 (4C / 8T 1.0-3.6 GHz, 32EU, 15W TDP)를 사용한 무게 1.1kg의 경량 노트북입니다. 여기까지는 흠잡을 때 없어 보이지만, 549달러의 기본 모델이 4GB LPDDR4x 메모리와 64GB eMMC를 탑재했다는 사실은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다른 스펙은 가격대비 우수하고 고급진 외형을 지니고 있으나 속도도 느린 eMMC에 용량도 64GB에 불과하다면 실사용에서 불편할 일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Component Laptop Go CPU Intel Core i5-1035G1 4C / 8T 1.0-3.6 GHz Gen 10 Graphics with 32 Eus 15W TDP Memory 4 / 8 GB LPDDR4x 16 GB LPDDR4x Available on Commercial Model Display 12.45-inch PixelSense 1536 x 1024 Resolution 148 PPI 3:2 Aspect Ratio 10-Point multitouch Storage 64 GB eMMC 128 GB or 256 GB SSDs Wireless Wi-Fi 6 Bluetooth 5.0 I/O 1 x USB Type-C 1 x USB Type-A Headset jack Surface Connect Webcam 720p f2.0 Battery Up to 13 hours 39-Watt adapter Dimensions 278 x 206 x 15.7 mm 10.95 x 8.10 x 0.62 inches Weight 1110 gr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