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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만 년 전 고대 호미닌이 코끼리 고기를 먹었다?



 (Intentional shaping of points in a quartzite LCT from FLK West, and on a proboscidean femur shaft. Credit: eLife (2026). DOI: 10.7554/elife.108298.5)

앞서 몇 차례 전해드린 것처럼 네안데르탈인은 매우 뛰어난 사냥꾼으로 거대한 매머드는 물론 역사상 가장 큰 코끼리였던 곧은 상아 코끼리도 사냥했습니다. 이렇게 거대한 사냥꾼은 혼자서는 쉽게 사냥할 수 없지만, 여럿이 힘을 합쳐 도구를 사용하면 사냥할 수 있는 대상이었습니다. 물론 일단 성공하면 수많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고기를 얻을 수 있어 큰 집단으로 사냥할 때 최적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뛰어난 도구 사용 능력과 복잡하고 위험한 사냥을 계획할 수 있는 지능, 그리고 사회적 협동이 가능한 언어 및 의사 소통 능력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런 능력이 언제부터 생겼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과학자들은 생각보다 원시적인 초기 호모 속의 호미닌도 큰 동물을 도축할 수 있었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라이스 대학의 마뉴엘 도밍구에즈-로드리고 (Manuel Dominguez-Rodrigo, Institute of Evolution in Africa (IDEA), Rice University, Archaeological and Paleontological Museum of Madrid)와 동료들은 180만 년 전 올두바이 협곡(Olduvai Gorge, 탄자니아)에서 최초의 명확한 코끼리(Proboscidea) 도축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이 발견한 고대 멸종 코끼리 (Elephas recki)의 뼈에는 인위적인 도축을 시사하는 자국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EAK(Emiliano Aguirre Korongo) 사이트, 올두바이 협곡 Bed II 기저부(약 1.78 Ma, 즉 약 178만 년 전)에서 발견된 이 고대 코끼는 대략 6톤 정도 되는 큰 크기로 골반, 양쪽 뒷다리(대퇴골·경골·족골), 갈비뼈 8개, 척골 일부, 부분 두개골과 상아가 보존되어 있습니다.

직접적인 도축 흔적인 컷 마크 (cut marks)는 화석화 과정에서 변형과 풍화로 인해 보존되지 않았으나, 신선한 뼈 파손 (green breaks, 2건과 망치로 친 흔적, 겹친 파손 자국 등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당시 도구로는 큰 동물의 살을 정교하게 발라내기 힘들지만 대신 돌을 망치처럼 사용해서 골수와 지방을 추출한 흔적일 수 있습니다. 반면 이빨자국 (tooth marks)는 거의 없어 육식동물 2차 개입은 최소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증거는 뼈의 분포입니다. 사자 무리든, 하이에나 무리든, 인간이든, 사체와 접촉하는 모든 존재는 고유한 " 공간적 흔적 "을 남깁니다. 사자와 하이에나는 뼈를 끌고 가 무게와 붙어 있는 살의 양에 따라 예측 가능한 패턴으로 흩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코끼리가 늪에서 죽는 것과 같은 자연사는 이와는 다른, 더 국지적인 골격 "붕괴"를 초래합니다.

하지만 이 코끼리 골격은 어디에도 해당하지않았습니다. 뼈의 군집화와 그 사이에 밀집된 석기 도구는 "무작위적" 또는 "청소 동물에 의한" 모델과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집중적이고 강도 높은 처리 과정을 반영했습니다. 이러한 공간적 특징은 50만 년 후의 올두바이 유적지에서도 발견된 호미닌 도살 방식과 일치합니다.

이는 EAK뿐만 아니라 다른 코끼리와 하마 사체가 도살되었던 여러 지역에서 녹색으로 부서진 긴 뼈들이 발견됨으로써 확인되었습니다 . 오늘날 코끼리의 긴 뼈를 부러뜨릴 수 있는 동물은 오직 인간뿐이며, 턱 힘이 매우 강한 점박이하이에나 조차도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결국 후기 호모 하빌리스이든 초기 호모 에렉투스이든 간에 이는 호미닌의 도축 증거로 보입니다. 물론 사냥까지 할 수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죽은 거대 동물을 조직적으로 도축하는 것 역시 상당한 지능과 협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이번 발견은 단순히 선사시대 식단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인류 두뇌와 사회 구조의 진화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고인류학 에는 " 고열량 조직 가설 "이라는 오랜 이론이 있습니다. 이 가설은 우리 조상들의 뇌가 커지면서 양질의 칼로리, 특히 지방과 단백질을 대량으로 필요로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코끼리 한 마리만 도축해도 몇 주 동안 무리를 지탱할 수 있는 엄청난 칼로리를 얻을 수 있는 만큼 이는 이 가설을 지지하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물론 코끼리를 도축하는 것은 엄청난 작업입니다. 날카로운 석기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사회적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검치호랑이나 거대 하이에나 같은 포식자로부터 코끼리 사체를 지키기 위해 함께 노력했고, 다른 이들은 고기와 골수를 분리해내는 작업을 했습니다. 이는 180만 년 전에도 우리 조상들이 이미 진정으로 "인간적인" 수준의 사회 조직과 환경 인식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또 당시 호미닌은 현대의 육식동물처럼 자신들의 무리 규모에 비례하는 크기의 동물을 사냥했습니다. 작은 사자 무리는 누를 잡아먹고, 큰 무리는 물소를 잡아먹으며, 어떤 지역에서는 어린 코끼리까지 사냥하기도 했습니다. 초기 인류가 대형 동물을 이용했다는 증거는 그들이 이전보다 훨씬 넓은 거주지에 살았다는 증거 와도 일치하는데 , 이는 아마도 더 큰 규모의 집단 생활을 반영하고 있습니다.초기 인류가 그 시기에 대규모 집단 생활을 시작한 이유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환경 변화 등 (초원의 확대)이 이유가 됐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마 당시 초기 원시적 도구와 아직은 낮은 지능으로 코끼리를 사냥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관련된 증거가 발견될지도 모릅니다. 과연 인간의 조상이 대형 동물을 사냥할 수 있을 정도로 지능이 발달하고 큰 사회를 구성했는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6-04-elephant-fossil-tanzania-oldest-butchering.html

Manuel Dominguez-Rodrigo et al, Earliest evidence of elephant butchery at Olduvai Gorge (Tanzania) reveals the evolutionary impact of early human megafaunal exploitation, eLife (2026). DOI: 10.7554/elife.1082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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