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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포함한 진핵생물의 조상은 고세균



 (An artist’s depiction of an Asgard archaeon, based on cryo-electron tomography data: the cell body and appendages feature thread-like skeletal structures, similar to those found in complex cells with nuclei. Credit: Margot Riggi, Max Planck Institute of Biochemistry)




(Redrawing the tree of life, with eukaryotes descending from Asgard archaea. Credit: Florian Wollweber / ETH Zurich)



(The structure of an Asgard microtubule, which consists of just five filaments (compared to 13 in eukaryotes. Credit: Cell (2025). DOI: 10.1016/j.cell.2025.02.027)




(Credit: Cell (2025). DOI: 10.1016/j.cell.2025.02.027. https://www.cell.com/cell/fulltext/S0092-8674(25)00254-5)

지구 생물은 고세균, 세균, 진핵생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고세균과 새균은 언뜻 보기에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실은 서로 대사 과정과 유전자가 다른 별개의 그룹입니다. 인간을 비롯한 진핵생물은 아마도 고세균에 세균이 들어와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2015년 과학자들은 아스가르드 고세균 (Asgard archaea)이라는 새로운 고세균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고세균이 진핵 생물과 비슷한 단백질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아스가르드라는 이름은 이 고세균이 노르웨이와 스발바르드 제도 사이에 있는 대서양 중앙해령의 로키의 성 (Loki's Castle)이라는 열수분출공 (블랙 스모커)에서 발견 됐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당연히 과학자들은 아스가르드 고세균이 진핵생물의 조상에 해당하는 생물일 것으로 보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취리히 공대의 마킨 필호퍼 교수 (ETH Zurich, Professor Martin Pilhofer)가 이끄는 연구팀은 아스가르드 고세균과 진핵생물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발견을 보고했습니다.

필호퍼 교수 연구팀은 2년 전 네이처에 발표한 연구에서 고세균 로키아케움 오시페룸 (Lokiarchaeum ossiferum)이 진핵세포의 골격을 이루는 액틴 (actin filaments)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진핵생물이 고세균을 기반으로 미토콘드리아나 엽록소가 되는 세균을 받아들여 지금처럼 진화했다는 증거입니다.

이후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또 다른 중요한 구조물을 발견했습니다. 로키아케움은 진핵세포의 형태를 갖추는데 중요한 액틴 섬유 이외에 물질 이동에 중요한 미세소관 (microtubules)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저널 셀 (Cell)에 발표했습니다.

액틴이나 미세소관은 모두 진핵세포처럼 큰 세포에서 골격을 유지라고 물질을 필요한 장소로 옮기는 데 중요한 물질입니다. 왜 아스가르드 고세균 가운데 로키아케움 고세균만 이를 진화시켰는지는 미지수이지만, 고세균 가운데 일부가 진핵생물로 진화했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고세균이라고하면 뭔가 우리와는 관계가 먼 존재 같은데 사실은 우리의 조상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3-life-special-group-celled-laid.html

Florian Wollweber et al, Microtubules in Asgard archaea, Cell (2025). DOI: 10.1016/j.cell.2025.02.027. www.cell.com/cell/fulltext/S0092-8674(25)00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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