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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실험을 대신할 수 있는 3D 프린팅 인공 피부

 


(3D-printed structure made of optimized hydrogel. Credit: Manisha Sonthalia - Vellore Institute of Technology)



(3D-printed structure with human keratinocytes. Credit: Manisha Sonthalia - Vellore Institute of Technology)

동물실험은 생물학 및 의학 연구를 위해 반드시 있을 수밖에 없는 필요악이지만, 지나치게 많은 동물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샴푸나 화장품의 안전도 검사를 위해 고농도로 동물에 투여하는 경우입니다.

당연히 돈을 벌기 위해 동물들에 불필요한 고통을 준다는 비판과 함께 그래도 사람에게 어떤 위험이 있는지 모르는 제품을 검증 없이 출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과학자들은 완전히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바로 줄기 세포를 이용한 미니 인공 장기나 바이오 3D 프린터를 이용한 인공 조직입니다.

바이오 3D 프린터는 단순 배양된 피부세포가 아니라 피부의 복잡한 3차원 구조를 모방할 수 있는 신기술로 피부 테스트용은 물론이고 화상 환자에 이식할 수 있는 인공 피부를 만들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후자보다는 전자의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화장품이나 기타 생활용품을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사실 동물 피부보다 사람 세포를 배양해서 만든 인공 피부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그라츠 공대 (Graz University of Technology (TU Graz))와 인도 벨로르 공대 (Vellore Institute of Technology (VIT))의 과학자들은 새로운 하이드로겔 포뮬러에 기반한 바이오 3D 프린터용 잉크를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하이드로겔에 인간 각질형성세포 (keratinocyte)를 비롯한 실제 세포를 넣고 피부와 비슷한 3차원적인 구조를 만들어 배양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3차원적인 구조로 출력이 가능하면서도 세포에 독성이 없고 쉽게 조직과 융합할 수 있는 잉크가 중요합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셀룰로오스 기반의 물질이 교차 결합을 통해 3차원적인 구조를 만들 수 있게 개발했습니다.

이렇게 만든 인공 피부는 사람에 이식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하거나 수명이 길지 않지만, 몇 주에 걸쳐 화장품 및 각종 생활 용품 테스트를 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앞으로 해당 연구가 진행된다면 이런 목적의 동물 실험을 실제로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꿏은 동물도 괴롭히지 않으면서 더 사람에 맞는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4-3d-skin-imitation-equipped-cells.html

Tamilselvan Mohan et al, Protocol for the fabrication of self-standing (nano)cellulose-based 3D scaffolds for tissue engineering, STAR Protocols (2025). DOI: 10.1016/j.xpro.2024.103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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