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LIM approach involves injecting a drug in crystal form in a special solvent that enables those crystals to form a 'depot' under the skin when injectedMIT / Nature Chemical Engineering)
주사는 대표적인 약물 투여 방법입니다. 물론 애나 어른 할 것 없이 누구나 맞기 싫어하긴 하지만, 위장관에서 흡수되기 어려운 약물이거나 빠른 효과를 위해 혈관 혹은 근육/피하에 주사를 맞게 됩니다. 그런데 어쩌다 한 번 맞는 주사라면 큰 문제 없겠지만, 인슐린처럼 장기적으로 투여 받아야 하는 약물인 경우 상당한 스트레스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MIT와 스탠포드 대학의 연구팀은 한 번 주사로 몇 달간 약물을 방출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 투여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약자로 슬림 (Self-aggregating Long-acting Injectable Microcrystals (SLIM))이라고 명명된 이 기술은 약물을 서서히 방출하는 마이크로크리스탈을 주사기로 피하에 주입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기존의 주사와 큰 차이가 없는 방식으로 몇 달 간 약효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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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우선 프로게스틴 피임약물인 레보노게스트 (levonorgestrel (LNG)) 슬림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이 약물은 물에 잘 녹지 않기 때문에 쉽게 마이크로크리스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약물을 마이크로크리스탈 형태로 만든 후 스스로 뭉쳐서 덩어리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이후 벤질 벤조에이트 (benzyl benzoate)를 용매로 녹여 주사기로 주입했습니다. 이 용매는 물에 잘 녹지 않기 때문에 매우 조금씩 마이크로크리스탈을 주변 조직으로 일정하게 전달합니다.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 실험에서 SLIM 기술을 테스트한 결과 97일간 약물 농도가 유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에서 같은 효과가 있다면 한 번 주사로 3개월 간 피임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셈입니다. 이는 아프리카 국가처럼 산아 제한이 필요하긴 한데, 의료 기관 이용이 쉽지 않거나 매일 약을 복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피임 뿐 아니라 HIV 같은 만성 감염에 대한 약물 치료나 각종 만성 질환이 약물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주 약물을 삼키기 힘든 노인이나 제 때 약물을 챙겨 먹지 못하는 치매 환자에게 유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임상 시험 역시 준비하고 있습니다. 임상 시험에서 인체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기술인지 검증한다면 미래에 실제 의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medical-tech/slim-drug-delivery-depot-doses-skin-crystals/
Feig, V.R., Park, S., Rivano, P.G. et al. Self-aggregating long-acting injectable microcrystals. Nat Chem Eng 2, 209–219 (2025). https://doi.org/10.1038/s44286-025-0019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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