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henogenic haploid seed germination, in vitro culture, chromosome doubling and the complete doubled haploid process. Credit: Nature (2025). DOI: 10.1038/s41586-025-08798-2.)
처녀 생식 (parthenogenesis)은 본래 유성생식을 하는 생물이 짝짓기 없이 암컷 혼자서 번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무척추동물에서는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으며 척추동물에서도 어류, 파충류, 양서류에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태반 포유류처럼 복잡한 생식 기관을 지닌 동물에서는 보기 어려운 번식 방법입니다.
사실 같은 이유에서 꽃을 피우는 속씨식물에서도 처녀 생식이 드문 편입니다. 힘들게 꽃을 만들고 처녀 생식을 한다는 것은 엄청난 낭비가 아닐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중국 신젠타 생명공학 (Syngenta Biotechnology China)과 미국, 프랑스, 칠레, 네덜란드의 국제 과학자팀이 일부 해바라기에서도 처녀 생식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많은 비용을 들여 거대한 꽃을 피운다는 점을 생각하면 의외의 결과이지만, 과학자들은 화학적, 유전학적, 환경 조건을 조절해 해바라기의 단수체 (염색체가 한 쌍이 아니라 한 세트만 있는 것) 선택적 처녀생식 (Haploid facultative parthenogenesis)을 유발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서 생육 조건을 바꿔가면서 꽃가루 생성을 억제하는 화학물질을 사용했습니다. 그 결과 일부 해바라기에서 처녀 생식을 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얻은 씨앗은 작아서 상품성은 떨어지지만 대신 짧은 시간 안에 하나의 품종을 대량으로 숫자를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해바라기 씨는 연간 5500만톤이나 생산되는 중요한 식물성 기름 작물로 이번 연구를 통해 교배를 통한 품종 개량이 6년에서 10개월까지 짧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다른 식물이나 주곡 작물에서도 이런 일이 가능한지 궁금해지는 소식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4-sunflower-strains-seeds-pollination.html
Timothy Kelliher, Haploid facultative parthenogenesis in sunflower sexual reproduction, Nature (2025). DOI: 10.1038/s41586-025-08798-2. www.nature.com/articles/s41586-025-08798-2
Marco Todesco et al, Sunflower 'virgin births' enable accelerated crop breeding, Nature (2025). DOI: 10.1038/d41586-025-00904-8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