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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아카라기 미스터리 생물 파반코리나의 수명은 4년



 (Australian Parvancorina minchami life restoration at MUSE - Science Museum in Trento, Italy. Credit: Matteo De Stefano, Wikimedia Commons, Creative Commons)

캄브리아기 전에 있던 시기인 에디아카라기는 다세포 생물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캄브리아기에 현생 동물문의 대부분이 등장한 것과는 달리 에디아카라기 생물군은 현생 생물과의 연관성을 알기 힘든 기이한 생물체들입니다.

과학자들은 에디아카라기에 최초의 큰 다세포 생물이 어떻게 진화했고 당시 생태계는 지금과 어떻게 달랐는지를 연구해왔습니다.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허버드 대학, 씨 어라운드 어스, 브리티쉬 컬럼비아 대학 Russian Academy of Sciences, Harvard University and the Sea Around Us initiative at the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의 국제 연구팀은 이 시기를 대표하는 기이한 생물체 가운데 하나인 파반코리나 (Parvancorina minchami)의 성장 속도를 분석했습니다.

파반코리나는 현생 어떤 생물에서도 볼 수 없는 화살표 모양의 몸 구조를 지닌 생물로 다른 에디아카라 생물처럼 어떻게 먹고 살았는지도 미스터리입니다. 당시 생물들에서는 뜯어 먹힌 흔적이 없는데, 지금처럼 다른 동물을 잡아먹는 포식 활동이 진화하기 전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러시아의 백해에서 발견된 221개의 파반코리나 화석을 분석했습니다. 이 화석들은 5억 5천만 년 전의 것으로 가장 큰 것은 몸길이가 20mm 정도입니다. 다양한 크기의 파반코리나 화석이 발견된 점으로 봐서 새끼부터 성체까지 다양한 성장 단계에 있는 화석으로 판단됩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무척추동물의 성장을 측정하는 데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인 Electronic Length-Frequency Analysis (ELEFAN)에 넣어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파반코리나는 현대의 무척추 동물과 비슷한 성장 패턴을 지니고 있으며 4년 정도 살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파반코리나는 어떤 현생 동물과도 다른 생물입니다. 이들은 입이나 다리 같은 부속지가 없고 눈 같은 감각 기관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바다 밑에서 여과 섭식을 하거나 혹은 공생 조류의 힘을 빌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들의 생태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지만 과학자들은 최대한 많은 것들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3-ancient-seafloor-creature-grew-modern.html

Ivantsov A, et al. Growth of the enigmatic Ediacaran Parvancorina minchami. Paleobiology (2025). doi.org/10.1017/pab.20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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