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미세 플라스틱으로 위장한 애벌레 -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Casing of Ironoquia dubia (RMNH.INS.1544419) collected on May 18th 1971 in Loenen, The Netherlands. Credit: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2025). DOI: 10.1016/j.scitotenv.2025.178947)





(Close-up of casing of Chaetopteryx villosa (RMNH.INS.1635762) collected on May 8th 1986 in Oosterbeek, The Netherlands. Credit: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2025). DOI: 10.1016/j.scitotenv.2025.178947)

미세 플라스틱은 이제 지구상 어디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이 배출한 막대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와 토양, 공기 모두를 오염시켰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최근에는 인간의 몸 속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다양한 장기와 조직에서 나와 우려를 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환경 중 미세 플라스틱 오염은 우리 생각보다 오래 전부터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네덜란드 자연 생물 다양성 센터 (Naturalis Biodiversity Center)의 아우케-플로리안 히엠스트라 (Auke-Florian Hiemstra)는 애벌레 시기에 물속에서 살아가는 날도래목 (caddisfly)의 위장 껍데기를 연구했습니다.

물속에 살아가는 애벌레는 다른 포식자의 공격에서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주변에 있는 작은 모래나 식물 잔해 등을 이용해 자신이 들어갈 수 있는 길쭉한 껍데기를 만들어 스스로를 위장하거나 보호합니다. 그런데 강과 호수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늘어나면서 점점 껍데기에 미세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날도래만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자연 생물 다양성 센터는 수많은 날도래 유충 껍데기 표본을 지니고 있어 시간에 따른 변화를 추적할 수 있습니다.

연구 결과 날도래 애벌레가 미세 플라스틱을 껍데기 재료로 사용한 일은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흔적은 1986년에 발견됐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먼 54년 전부터 미세 플라스틱이 생태계를 교란시켜왔던 것입니다.

(동영상)

미세 플라스틱은 모래나 다른 자연물에 비해 부력이 크고 눈에 잘 띄는 특징이 있어 애벌레가 천적의 공격에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꼭 먹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 이외에도 생존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셈입니다. 미세 플라스틱이 점점 더 늘어날수록 이 문제는 더 심해질 것입니다.

아마도 먼 미래 인류의 후손이나 혹은 인류가 사라진 뒤 지적 생물체가 있다면 우리 시대의 지층을 대표하는 지표 물질로 화석 대신 플라스틱을 꼽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4-microplastics-caddisfly-casings-1970s-term.html

Auke-Florian Hiemstra et al, Half a century of caddisfly casings (Trichoptera) with microplastic from natural history collections,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2025). DOI: 10.1016/j.scitotenv.2025.178947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