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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맞춘 IBM 메인프레임 - z17




 

(출처: IBM)

오랬만에 IBM 소식입니다. 서버 시장에서 인텔의 부상과 AI 시대에 엔비디아, AMD의 급부상으로 인해 IBM의 입지는 과거보다 많이 축소되긴 했지만, 아직도 금융권 등에서 사용하는 메인프레임 컴퓨터 시장에서는 여전히 강자입니다. IBM은 꾸준히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출시하고 있는데 2022년 출시한 z16의 후속작인 z17이 마침내 선보였습니다.

z17는 IBM의 자체 CPU인 텔룸 II (Telum II)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텔룸 II가 삼성의 5HPP 공정으로 제조되었다는 것입니다. IBM은 반도체 생산 시설을 보유했던 시절부터 삼성과 동맹을 맺어왔는데 현재도 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텔룸 II는 600㎟ 면적에 430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코어 숫자는 8개에 불과합니다. 작아도 많은 코어를 사용하는 요즘의 트랜드와는 달리 코어 자체가 크고 캐시가 많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프로세서 면적에서 코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많지 않은 대신 코어 당 L2 캐시가 36MB나 되서 금융 데이터 같은 특정 데이터 처리에 유리한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총 캐시는 360MB인데 가상 L4 캐시까지 포함하면 2.88GB라고 합니다.

코어 하나의 속도는 5.5GHz까지이며 TDP나 다른 정보는 상세히 공개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전작인 텔룸 I과 비교해서 일반 목적의 연산에서는 70%, AI 연산에서는 50% 정도 더 빨라졌다는 게 IBM의 설명입니다. AI 연산을 위한 유닛도 있는데, 연산 능력은 INT8 기준으로 24TOPS 정도입니다. 이 정도면 노트북 AI CPU보다 빠르지 않은 수준이지만, 이 AI 연산 기능은 의심스러운 행동이나 거래 같은 금융 및 정부 서비스에서 중요한 부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데 사용되기 때문에 나름 중요한 부분입니다.

실시간 분석 이외에 데이터 분석을 위해 z17은 메인보드 하나 당 8개의 AI 가속기를 탑재할 수 있습니다. 스파이어 (Spyre) AI 가속기는 삼성의 5LPE 공정으로 제조되며 330㎟의 면적에 260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하고 있습니다. 128GB의 LPDDR5 메모리, 그리고 1TB의 낸드 스토리지를 지녀 AI 연산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것이 IBM의 설명입니다.

연산 능력은 300TOPS +로 사실 최신 AI GPU보다 느린 편이나 TDP가 75W 수준으로 낮고 여러 개 장착이 가능해 보완이 가능합니다. z17 메인프레임 1대당 256개까지 장착이 가능한데, 가속기가 비싸지 않다면 나름 수요는 있을 수 있습니다.

주류와는 약간 떨어져 나름의 영역에서 발전을 거듭하는 IBM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www.tomshardware.com/tech-industry/ibm-boosts-mainframes-with-50-percent-more-ai-performance-z17-features-telum-ii-chip-with-ai-accelerators

https://wccftech.com/ibm-telum-ii-processor-spyre-ai-accelerator-8-cores-5-5-ghz-360-mb-cache/

https://research.ibm.com/blog/spyre-f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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