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dation of heterostracans by Panderichthys in a Devonian ocean. Credit: Julio Lacerda)
초기 척추동물은 턱이 없었습니다. 무악류라고 불리는 이 원시적인 그룹은 먹장어 같은 일부 후손을 제외하면 모두 멸종된 상태입니다. 턱이 있는 유악류가 본격적으로 번성한 시기는 어류의 시대로 불리는 데본기로 이 시기에 현생 어류의 주요 그룹이 대부분 등장했고 사지류의 조상 역시 등장해 육지 상륙을 준비했습니다. 무악류에서 유악류로 세대 교체가 일어난 이유는 기후 및 환경 변화, 그리고 거대 바다 전갈 같은 다른 포식자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맨체스터 대학 (University of Manchester)의 과학자들은 5000만년 동안 이빨 자국의 변화를 관찰해 무악류의 멸종 원인을 조사했습니다. 이들이 조사한 헤테로스트라칸스 (heterostracans)는 당시 흔했던 무악 어류로 머리 부분에 단단한 갑주를 두른 갑주어의 일종입니다. 연구팀은 4억 3000만년에서 이들이 멸종한 3억 7000만년 사이 발견된 화석 2800종을 조사했습니다. 이 화석에 있는 이빨 자국은 멸종 시기인 데본기 말로 갈수록 유악류의 비중이 커졌습니다. 특히 판피류와 육기어류의 비중이 컸습니다.
단단한 갑주를 지닌 무악류들을 통틀어 일컷는 갑주어의 등장은 고생대의 강력한 포식자인 바다전갈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새롭게 등장한 경골어류나 연골어류, 판피류 같은 새로운 어류들은 바다전갈보다 더 무서운 포식자였을 것입니다. 결국 이들과의 경쟁에서 밀린 것이 무악류의 몰락의 원인 중 하나였을 것입니다. (참고로 개념도에서 잡혀 먹는 쪽이 헤테로스트라칸스)
유악류, 무악류, 판피류, 육기어류, 바다 전갈 같은 고생대 바다 생물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중 있게 다룬 바 있습니다. 같이 보면 좋은 내용 같습니다.
참고
Emma Randle et al. Bite marks and predation of fossil jawless fish during the rise of jawed vertebrates,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2019). DOI: 10.1098/rspb.2019.1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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