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 3 지방산 혹은 이를 많이 포함한 생선 기름은 건강 보조 식품으로 널리 판매되고 있지만, 대부분은 질병 치료 및 예방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것들입니다. 실제 FDA 같은 당국 승인을 받은 치료 약물은 몇 개 되지 않습니다. 이 가운데 하나가 2012년 승인을 받은 바세파 (Vascepa)입니다. 이 약물은 생선 기름 가운데 EPA (eicosapentaenoic acid)를 추출해 정제한 것으로 하루 투여량은 4g입니다.
바세파는 본래 최대 용량 스타틴 (statin) 계열 약물을 투여해도 조절되지 않는 중성지방 (triglyceride) 수치를 조절하기 위해 승인됐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는 그렇게 흔치 않기 때문에 실제로 처방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제조사인 아마린 (Amarin)는 계속해서 이 약물의 적용 범위를 늘리기 위해 연구를 계속했습니다. 이들의 노력이 결실을 거둬서 2019년에 저널 NEJM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그 결과를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연구에서 8000명 정도 되는 대상자들은 위약과 바세파를 투여받고 5년간 추적 관찰했습니다. 대상자들은 이미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당뇨병 같은 위험 인자를 지닌 환자들로 바세파 투여군은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25% 정도 심혈관 질환이 발병할 위험도가 낮았습니다. 이에 따라 FDA는 중성지방 수치가 150mg/dl 이상이면서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 같은 위험 인자를 지닌 성인에서 스타틴 계통 고지혈증 치료제 이은 추가적 치료제로 바세파를 승인했습니다. 당연히 이전에 비해 처방 범위가 현저히 넓어져서 앞으로 처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등푸른 생선에 풍부한 오메가 3는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시중에서 흔히 구살 수 있는 오메가 3 영양제는 건강한 사람에서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여러 차례 진행된 임상 시험과 코호트 연구는 모두 부정적인 연구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위험 인자가 있는 사람에서 고용량의 정제된 EPA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바세파를 건강한 사람에서 복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바세파는 근골격계통 질환 및 관절통, 심방세동, 말초부종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출혈 위험도도 증가시킵니다. 특히 아스피린 같이 다른 출혈성 약물과 병행하는 경우 위험도가 더 높아집니다. 또 물고기 기름으로 만들기 때문에 이에 대한 알러지가 있는 경우 위험한 알러지 반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질병이 없는 사람은 그냥 생선을 먹는 편이 더 안전하고 건강에도 유익할 것입니다. 생선 섭취는 여러 가지 유익한 영양 성분을 같이 섭취할 수 있는 수단이고 지나치게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은 가공 식품을 피할 수 있는 방편도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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