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CC0 Public Domain)
댕기바다오리 (Tufted puffin)는 거대한 부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새의 부리는 일차적으로는 먹는 음식에 따라 결정됩니다. 다윈 핀치의 부리가 그 대표적인 사례일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다른 생물체와 마찬가지로 반드시 한 가지 요인에 의해서만 진화하지는 않습니다. 맥길 대학의 카일 엘리엇 교수(Kyle Elliott, a professor in McGill's Department of Natural Resource Sciences)가 이끄는 연구팀은 열화상 이미지 카메라(thermal imaging camera)를 이용해서 이 부리가 열을 식히는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새는 보온이 잘되는 깃털로 둘러쌓여 있는데, 이 깃털은 비행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일부 포유류에서 보는 것처럼 퇴화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동시에 땀을 흘려서 온도를 식힐 수 없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비행이라는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행위를 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일부 조류는 체온을 식히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맥길 대학의 연구팀은 열화상 이미지 카메라를 통해 댕기바다오리가 불과 30분 사이 온도를 섭씨 5도까지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부리가 전체 표면에서 차지하는 면적은 6%이지만, 열에너지의 10-18%를 방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장시간 비행에서 발생하는 열을 방산하기에 가장 적합한 부분인 셈입니다.
이런 큰 부리는 새의 입장에서도 상당한 비용을 투자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최대한 유용하게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무게가 상당한데다 비행 시 저항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같이 고려해야 하지만, 크기를 키워 열을 식히는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그렇게 못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생각할수록 자연의 영리한 해결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고
Hannes A. Schraft et al, Huffin' and puffin: seabirds use large bills to dissipate heat from energetically demanding flight, The 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2019). DOI: 10.1242/jeb.212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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