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pecimen will be stripped of the scientific name Mongolarachne chaoyangensis and rechristened as a crayfish. Credit: Selden et al.)
(Image A shows a mosaic of parts of the specimen as seen under fluorescence microscopy: bright white shows areas of cement used to repair the specimen, bright blue shows the rock matrix, bright yellow marks areas painted with oil-based paint, and dull red is the fossil cuticle. Image B is a map of specimen showing cracks, cemented areas (grey), and painted parts (brown). Credit: Selden et al)
화석은 오래 전 사라진 생물들을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수단이지만, 진실을 알아내기 어려운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호박 속에 갇힌 곤충 같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화석화되는 과정에서 일부만 보존되거나 혹은 변형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오래전부터 알려진 고대 생물도 시간이 지나면서 복원도가 크게 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깃털 공룡은 놀라운 발견이었으나 이제는 깃털 없는 공룡 복원도는 뭔가 심심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사실 깃털 흔적이 있는 공룡 화석은 오래전부터 발견되었으나 그 정체를 잘 몰랐다가 시간이 지나고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알아내게 된 것입니다. 일부만 발견되어 각기 전혀 다른 생물로 알려졌다가 전체 화석이 발견된 후 하나의 생물로 합체한 아노말로카리스 역시 그런 경우입니다.
이런 일은 최근에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중국의 랴오닝성에 있는 이시안 지층(Yixian Formation)은 백악기에 해당하는 1억2000만 - 1억3000만년 사이 생물상을 간직한 중요한 지역으로 여러 가지 독특한 생물들이 다수 발견되었습니다. 여기에는 당시 살았던 여러 절지동물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국 연구팀에 의해 발견된 몽고라라크네 카오반젠시스 (Mongolarachne chaoyangensis)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이 화석은 누구에게 보여줘도 거미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이 생겼습니다. 따라서 처음에 중국 고생물학자들은 거미의 일종이라고 생각했으나 뭔가 독특하게 생겼다는 사실을 깨닫고 중생대 거미 전문가인 캔자스 대학의 폴 셀던 교수 (Paul Selden, distinguished professor of invertebrate paleontology in the Department of Geology at the University of Kansas)에게 화석의 정체에 대해서 의뢰했습니다.
셀던 교수는 몽고라라크네의 정확한 정체를 알기 위해서 형광 현미경 (fluorescence microscopy)으로 이를 상세히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암석에 압착되어 잘 드러나지 않았던 이 절지동물의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붉은색 편광 이미지에서 가재 (crayfish)의 골격 형태가 자세히 드러난 것입니다. (사진) 우연히 거미처럼 배열된 형태로 다리 덕분에 고생물학자들까지 속였던 것입니다.
물론 이런 경우는 흔한 일은 아니지만, 종종 과학자들도 쉽게 정체를 파악하지 못한 화석 역시 드물지 않습니다. 오히려 영락 없이 거미처럼 생긴 외형 속에 숨은 비밀을 간파한 현대 과학의 능력에 경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참고
Paul A. Selden et al. The supposed giant spider Mongolarachne chaoyangensis , from the Cretaceous Yixian Formation of China, is a crayfish.Palaeoentomology (2019). DOI: 10.11646/palaeoentomology.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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