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 of the oak planks in situ in the foundation of the portico. Credit: Bernabei at al., 2019)
1세기 경 로마의 회랑 건설에 사용된 목재가 1700km 떨어진 프랑스에서 가져온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탈리아 국립 연구소의 마우로 베르나베이 (Mauro Bernabei from the National Research Council, Italy)가 이끄는 연구팀은 2014-2016년 사이 로마 비아 산니오 공원 (gardens of via Sannio) 인근 지하철 건설 현장에서 우연히 발굴된 로마식 회랑을 조사했습니다. 여기서 24개의 참나무 (Quercus species) 목재를 발굴한 연구팀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이 나무의 연대와 기원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이 나무들은 로마에서 1700km 떨어진 프랑스 동부의 쥐라 산맥(jura mountains)에서 베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마도 이 나무들은 산에서 베어진 후 뗏목 형태로 손강과 (Saône and Rhône rivers)을 타고 지중해까지 이동한 다음 다듬어져 다시 해로로 로마까지 실어날랐을 것입니다. 역사적 기록은 당시 장거리 목재 거래가 활발히 이뤄졌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부족했습니다. 목재는 화재에 취약할 뿐 아니라 썩기 쉬워 완전한 형태로 보존되는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발견을 통해 고고학자들은 구체적인 증거를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변재 (sapwood, 목재의 가장자리 연한 부분)가 온전히 남은 목재 13개 중 8개에서 더 상세한 연대를 추정했습니다. 이 목재는 네로 황제의 재위 기간과 겹치는 기원후 40-60년 사이에 사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로마 제정 초기에는 로마 여러 곳에서 공사가 이어졌는데, 당시에 석조 건물 건축 붐이 일어나긴 했어도 목재 역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건축 소재였습니다. 지금처럼 다양한 건축 소재가 없던 시절 당연한 일입니다.
로마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아마도 인근에서는 쓸만한 목재를 구할 수 없게 된지 오래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 활발했던 지중해 무역이 이 문제를 해결했을 것입니다. 쥐라 산맥을 비롯한 로마 속주의 여러 지역에서 품질 좋은 목재를 계속 공급할 수 있었고 이는 로마 뿐 아니라 목재가 귀했던 로마 제국 전역으로 실려나갔을 것입니다. 이번 연구는 이 시기에 활발했던 상품 교역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
Bernabei M, Bontadi J, Rea R, Büntgen U, Tegel W (2019) Dendrochronological evidence for long-distance timber trading in the Roman Empire. PLoS ONE 14(12): e0224077. doi.org/10.1371/journal.pone.0224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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