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 혈액형이 성격과 관련이 있다는 속설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이야기지만, 일부 질병과 연관성이 있다는 이야기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적혈구의 기생충인 말라리아의 경우 O형 혈액에 대한 감염력이 낮으며 A/B/AB 형에는 감염력이 높습니다. 본래 혈액형 자체가 표면 항원에 의해 나눈다는 점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최근 저널 Blood Review 에 실린 리뷰에서 아브라함 데가레게 맹기스트 (Abraham Degarege Mengist, Robert Stempel College of Public Health & Social Work)는 지금까지의 연구 내용을 종합해 혈액형에 대한 말라리아 감수성의 차이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2017년에만 435,000명의 생명을 희생시킨 Plasmodium falciparum 말라리아 감염의 경우 적혈구 표면 항원에 대한 감염력이 달라서 O형 혈액형이 가장 안전합니다. 따라서 말라리아 유행 지역에서는 O형 혈액형이 선택 압력을 받아 더 흔한 특징이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혈액형을 바꿀 수는 없는 일이지만, 이와 같은 항원형 차이를 이용하면 쉽게 치료되지 않는 말라리아 감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말라리아 기생충이 왜 적혈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지 알아내면 새로운 약물 치료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여러 가지 속설이 있는 혈액형의 숨어 있는 진실 가운데 흥미로운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참고
Abraham Degarege et al. Effect of the ABO blood group on susceptibility to severe malaria: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Blood Reviews (2018). DOI: 10.1016/j.blre.2018.07.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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