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부터 그래픽 카드 제조사는 사전에 공지 없이 조용히 스펙을 낮춘 보급형 카드들을 내놓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GDDR3 대신 DDR2를 탑재하거나 하는 식으로 가격을 낮춘 것이죠. 낮춘 가격으로 판매한다면 사실 문제될 것은 없지만, 보통 이런 저가형 카드는 완제품 PC에 들어가 소비자를 현혹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되서 평판이 좋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엔비디아가 GDDR5 대신 DDR4를 사용한 GT 1030을 내놓았다는 소식입니다. DDR4 메모리는 2100Mpbs의 대역폭을 지녀 GDDR5의 6000Mbps의 1/3 수준입니다. 따라서 GT 1030의 메모리 대역폭은 48 GB/s에서 16.8 GB/s로 1/3 줄어들게 됩니다. 여기에 맞춰 클럭도 소폭 끌어내려 TDP는 30W에서 20W로 줄었습니다. 당연히 성능도 그만큼 줄어들 것입니다.
이 DDR4 GT 1030은 MSI, 펠릿, 기가바이트 등 여러 제조사에서 나왔으며 리테일 제품으로도 풀리긴 하겠지만, 아마도 완제품 PC에 더 많이 들어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본래 저렴한 카드라도 대량으로 구매하는 쪽에서는 조금이라도 단가를 낮추는 쪽이 유리하니까요. 제 생각에는 아마도 홈쇼핑 등에 나오는 완제품 PC에 대거 탑재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업계의 관행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좋게만 볼 수 없는 모습일 것입니다.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모습이 아니라 해당 분야에 지식이 없는 고객을 기만하는 모습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다른 대안도 없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결국 사게 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웬지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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