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인텔)
인텔이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전설적인 프로세서 엔지니어인 짐 켈러(Jim Keller)가 인텔에 합류했다고 밝혔습니다. 루머로 나돌던 이야기가 확인된 셈입니다. 짐 켈러의 인텔 이직은 어느 정도는 예상할 수 있는 결과일지 모릅니다. 지금 상태에서 짐 켈러의 능력을 가장 필요로 하는 회사는 인텔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설계한 젠 아키텍처 덕분에 AMD는 인텔의 턱 밑까지 쫓아온 상태입니다. 일반 pc 사용자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어느 정도 뺏어 왔고 서버 및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는 우수한 멀티쓰레드 성능을 바탕으로 더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보안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인텔은 현재 코어 마이크로프로세서 아키텍처에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마치 AMD가 불도저 아키텍처의 실패로 대수술을 받았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된 것입니다.
현재 인텔은 관련 엔지니어를 공개적으로 모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더라도 이 업무에 가장 적합한 인재는 역시 짐 켈러입니다. 다년간 CPU를 설계해 왔고 그때마다 큰 폭의 성능 향상을 이뤄냈기 때문입니다. 사실 테슬라 보다 인텔이 훨씬 간절히 원했던 인재일 것입니다. 구체적인 조건은 밝히지 않았지만 아마도 인텔이 더 높은 급여와 후한 대접을 약속했을 가능성이 높겠죠.
물론 젠이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을 생각해보면 이로 인해 1-2년 사이 인텔에서 완전히 새로운 CPU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이미 새로운 아키텍처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알려졌기 때문에 차세대 아키텍처가 나오는 시점이 매우 먼 미래가 될 것이라고 예상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경쟁자를 따돌리고 다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할 뿐 아니라 번번히 고배를 마신 모바일, 스마트 기기 영역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텔의 행보가 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튼 여기 저기 이직하는 모습은 미국 기업 환경에서는 드문 일이 아니지만, 짐 켈러의 모습은 뭔가 힘의 균형자 같습니다. AMD가 어려울 때 AMD를 돕고 인텔이 어려우면 인텔을 도와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셈이니까요. 이번 이직에는 오래 전부터 같이 일했던 라자 코두리의 영향도 있었다고는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면 가장 있을 법한 일이 일어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뭔가 획기적인 물건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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