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지구 밖 생명체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는 빙하 소금 호수


(A cold and windy spring night on the vast landscape of Devon Ice Cap -- twosubglacial lakes are lurking 750 m below the surface. Credit: Anja Rutishauser)


 수천 미터 두께 빙하 아래에 호수가 있다는 사실은 약간 의외일지 모르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지구 내부에서 나오는 지열과 빙하의 마찰열, 그리고 빙하 위의 얼음이 녹아 내리는 해빙수 등 액체 상태의 물이 공급될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은 항공 레이더 연구와 빙하 시추 연구를 통해 400개 이상의 빙하 아래 호수를 발견했습니다. 이 호수들은 대부분은 남극에 있으며 일부는 그린란드 및 다른 지역에도 분포합니다. 


 하지만 캐나다 Devon Ice Cap의 경우 빙하 아래 호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과학자들은 이곳에 빙하 호수가 존재하려면 영하 10도에서도 물이 얼지 않아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사의 항공 레이더 관측 결과를 분석한 결과 놀랍게도 이 지역에 빙하 호수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앨버타 대학의 안자 루티샤우어(Anja Rutishauser, PhD student at the University of Alberta)와 그녀의 동료들은 저널 Science Advances에 이런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영하 10도에서도 물이 얼지 않으려면 염도가 매우 높아야 합니다. 앞서 소개드린 것처럼 이런 일은 자연적으로도 발생합니다. 




 이번에 발견한 빙하 아래 호수는 550-750m 빙하 아래 존재하며 역시 염도가 높아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연구팀은 이 빙하 호수가 적어도 12만년 정도 외부와 단절되어 독자적인 생태계로 진화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비록 직접 시추를 통해서 이를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실제로 존재한다면 유로파 같은 태양계 생명체 탐사 목표의 흥미로운 비교 대상이 될 것입니다. 


 목성의 위성 유로파는 두꺼운 얼음 지각 아래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러 가지 조건을 감안하면 이 물에는 상당한 양의 염분이 녹아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비록 지구의 빙하호수와는 상태가 완전히 동일하진 않더라도 비슷한 조건일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고립되고 차가운 염분 호수에서 독자적으로 진화한 생물은 유로파에 있을지도 모르는 생명체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실제 시추를 통해서 샘플을 확보하는 일은 신중하게 진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외부 환경에 고립된 빙하 호수가 오염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이를 피하면서 샘플을 확보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A. Rutishauser el al., "Discovery of a hypersaline subglacial lake complex beneath Devon Ice Cap, Canadian Arctic," Science Advances (2018). DOI: 10.1126/sciadv.aar4353 , advances.sciencemag.org/content/4/4/eaar4353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