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cene from 232 million years ago, during the Carnian Pluvial Episode after which dinosaurs took over. A large rauisuchian lurks in the background, while two species of dinosaurs stand in the foreground. Based on data from the Ischigualasto Formation in Argentina. Credit: Davide Bonadonna.)
흔히 중생대는 공룡의 시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중생대 초기만 해도 상황은 달랐습니다. 중생대의 시작인 트라이아스기 초기에는 아직 공룡이 등장하지 않았고 대신 전 시대에 크게 번영한 수궁류가 여전히 육지에서 우세한 상태였습니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생물로 대형 초식 동물인 리스트로사우루스가 있습니다.
심지어 트라이아스기 중기까지도 공룡의 조상은 마이너 그룹이었으며 지상에는 다양한 지배 파충류와 수궁류 동물들이 번성했습니다. 따라서 트라이아스기 말에 갑자기 공룡이 생태계의 우점종이 된 사건은 여러 모로 미스터리입니다. 산소 농도가 낮아진 것이 이유로 지목되기도 하지만 사실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답변은 아닙니다. 이 내용은 제 책인 포식자에서 다룬바 있습니다.
유럽 여러 나라의 과학자 팀 (Museum of Science, Trento, Italy, Universities of Ferrara and Padova, Italy and the University of Bristo)은 2억3200만 년 전에 발생한 대규모 멸종 사건이 그 이유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저널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습니다.
트라이아스기 역시 5천만년 이상 지속된 긴 지질학적 시대로 중간 중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2억3200만 년 전 캐나다 서부의 great Wrangellia basalts에서 발생한 대규모 용암 분출 사건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돌로마이트 Dolomites (CaMg(CO3)2) 광물을 분석해 당시 대규모 온난화 이벤트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아마도 화산 분출과 같이 나온 온실가스가 대규모 기후 변화를 유발했을 것입니다.
연구팀은 Carnian Pluvial Episode라고 알려진 이 기후변화 이벤트가 끝난 직후 공룡의 조상들이 급격히 적응 방산해 중생대의 우점종이 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렇게 생태계가 비어있을 때 소수의 생존자들이 빈자리를 빠른 속도로 차지해서 다시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은 대멸종 직후 흔히 볼 수 있는 과정입니다. 신생대를 불러온 대멸종 사건의 경우 포유류와 조류가 이 비어 있는 생태계를 차지했고 트라이아스기에는 공룡이 그 자리를 차지한 셈입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더 검증이 필요하지만, 이 시기에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가 요동치면서 기후 온난화 및 산성화, 건조 및 습윤한 기후의 변동이 있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분명 이 시기 이후에 공룡이 급격히 적응 방산했던 만큼 어떤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은 나름 근거가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살아남았던 여러 동물 가운데 왜 공룡이 주인공이 되었는지는 여전히 풀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아무튼 보통 대멸종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공룡이 대멸종의 수혜자라는 주장 자체로 매우 흥미로운 연구 결과인 것 같습니다.
참고
More information: Massimo Bernardi et al. Dinosaur diversification linked with the Carnian Pluvial Episode, Nature Communications (2018). DOI: 10.1038/s41467-018-039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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