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tton bollworm is hybridizing with the corn earworm in ways that could result in a damaging mega-pest(Credit: CSIRO))
호주 연방과학원(CSIRO)의 과학자들이 이미 농업에 수십억 달러의 피해를 입히고 있는 해충 두 종이 서로 이종교배를 해 새로운 하이브리드 해충을 생산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목화뿐 아니라 다양한 작물을 갉아먹는 Helicoverpa armigera(cotton bollworm, 목화씨벌레)와 옥수수를 비롯한 작물을 손상시키는 Helicoverpa zea(corn earworm, 큰담배나방)이 그 주인공으로 이 둘은 같은 속의 나방입니다. 물론 작물에 손상을 입히는 것은 성충이 아니라 애벌레인데 이 애벌레들은 왕성한 식욕 이외에도 살충제에 대한 내성으로 골칫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2017년에 8년에 걸친 유전자 분석 작업을 통해 내성 해충의 유전적 변이를 분석 했습니다. 그 결과 흥미롭게도 브라질에 있는 애벌레가 두 종의 이종교배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외형 및 생태적으로 두 종으로 분류한 생물끼리도 실제로는 교배가 가능할 뿐 아니라 다시 이들이 후손을 남기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 해충들도 이런 경우로 생각됩니다.
아무튼 두 내성 해충에서 유래한 신종 나방 애벌레는 역시 뛰어난 내성을 지녀 새로운 메가 해충 (mega-pest)의 등장이 우려됩니다. 사실이런 신종 해충의 등장은 인간이 넓은 토지를 경작지로 개간하고 농약을 뿌리면서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살충제 내성을 진화시키면 막대한 먹이를 손쉽게 구할 수 있으니 이것이 강력한 진화압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이종 교배나 자연적 돌연변이를 통한 신종이 생성되면 그만큼 살충제에 대한 대비가 더 쉬워집니다. 한 종에 잘 듣던 살충제도 다른 종에는 듣지 않을 수 있게 되니까요. 해충 역시 생물학적 다양성으로 인한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 입장에서는 더 곤란해지는 셈입니다.
이런 다양한 해충의 등장은 사실 생물 진화의 법칙을 생각하면 거의 피할 수 없는 결과입니다. 새로운 살충제만이 아니라 천적등을 이용한 다양한 해충 구제 방법을 통해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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