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알파 센타우리까지 가는 법



(Interstellar journey: The aim of the Starshot project is to send a tiny spacecraft propelled by an enormous rectangular photon sail to the Alpha Centauri star system, where it would fly past the Earth-like planet Proxima Centauri b. The four red beams emitted from the corners of the sail depict laser pulses for communication with the Earth. Credit: Planetary Habitability Laboratory, Univesity of Puerto Rico at Arecibo)


 작년 4월 러시아의 억만 장자 유리 밀너(Yuri Milner)는 흥미로운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Breakthrough Starshot Initiative라는 계획으로 1억 달러의 비용을 들여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계인 알파 센타우리까지 갈 수 있는 우주선을 공모한 것입니다. 극도로 가벼운 라이트 세일을 이용해서 광속의 20%까지 가속해서 20년 이내로 알파 센타우리까지 도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라이트 세일은 기본적으로 솔라 세일과 같은 원리입니다. 다만 먼 우주에서는 태양풍만 받아서는 충분한 가속도를 얻을 수 없으므로 레이저 빔 같은 다른 에너지 원을 이용한 라이트 세일을 응용한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사실 1억 달러라는 거금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점이 수두룩하지만,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과제임에 분명합니다. 


 알파 센타우리 행 라이트 세일 우주선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가속은 그렇다쳐도 감속을 어떻게 하느냐입니다. 광속의 20%로 알파 센타우리 시스템을 스쳐지나가면 행성계를 제대로 탐사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르네 헬러 (René Heller of the Max Planck Institute for Solar System Research in Göttingen)와 마이클 힙케 (Michael Hippke)는 감속을 위해 항성에서 나오는 항성풍과 항성의 중력을 이용하는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이 계획을 위해서는 10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라이트세일과 100g에 불과한 미니 탐사선이 필요하기 때문에 역시 현실성 없기는 마찬가지지만, 이론적인 가능성은 매우 흥미로운 주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들의 첫 목표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외계 행성인 프록시마 b (proxima b) 입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220908110240 참조) 거대한 라이트 세일을 단 우주선을 초속 13,800km(광속의 4.6%) 로 프록시마 b 가 있는 프록시마 센타우리에서 400만km까지 접근시키면 프록시마 센타우리의 항성풍이 브레이크로 작동해서 속도를 늦추게 됩니다. 하지만 사실 이것만으로는 충분한 감속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태양계 탐사에서 많이 사용한 플라이바이 방식을 반대로 이용하게 됩니다. 즉 빠른 속도로 항성 주변을 지나면서 항성의 중력에 의해 속도를 늦추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어러번 반복하면 마침내 프록시마 b 탐사에 가능한 수준으로 감속이 가능해집니다. 다만 이 과정까지 100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동영상)  


 이렇게 보면 이론적인 가능성은 있는 셈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다만 언제나 그러하듯이 결국 인류가 답을 알아낼 날이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인류의 후손이 프록시마 b에 도달하는 날을 상상해 봅니다. 


 참고 


More information: Heller, R., & Hippke, M. (2017) "Deceleration of high-velocity interstellar sails into bound orbits at Alpha Centauri", 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Volume 835, L32, DOI: 10.3847/2041-8213/835/2/L32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