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지방을 많이 섭취할 경우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 고지방 식이 및 지방 세포와 관련된 염증 반응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지만, 더 연구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이죠.
런던 퀸 메리 대학 Queen Mary University of London (QMUL)의 연구팀은 동물 모델 및 사람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포화지방이 많은 고지방 식이가 CD4+ T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습니다. CD4+ T 세포는 면역 시스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 세포의 반응이 지방과 만성 염증 반응의 고리를 연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동물 모델에서 고지방 식이를 먹이는 경우 T 세포가 해로운 만성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세포 (CD44hi-CCR7lo-CD62Llo-CXCR3+-LFA1+ effector memory-like T cells)로 분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사람에서 검증하기 위해 1,172명의 저체중, 정상 체중, 비만 인구집단의 혈액 검체에서도 면역 세포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지방 비중이 높은 사람일수록 실제 비슷한 면역 반응이 유도되는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고지방 식이와 높은 지방 비율이 서로 연관성을 가지고 비슷한 반응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흔히 면역력을 높여야 건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면역 반응은 양날의 칼과 같습니다. 가능하면 우리 몸의 침입자만 공격해야 하겠지만, 종종 자가 면역 반응이 일어나 우리 몸에 대한 오인 공격도 상당히 흔하게 발생합니다. 자가 면역과는 좀 다르지만, 동맥 경화 역시 면역 염증 반응이 관여하는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긴 동맥 경화는 심각한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이죠.
고지방 식이, 특히 포화지방이 동맥 경화를 심화시키는 기전을 알아낸다면 이 과정을 막아서 동맥 경화를 늦추거나 막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다만 면역 반응을 건드리는 것은 여러 가지로 복잡하고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더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합니다.
참고
Claudio Mauro et al. Obesity-Induced Metabolic Stress Leads to Biased Effector Memory CD4+ T Cell Differentiation via PI3K p110δ-Akt-Mediated Signals, Cell Metabolism (2017). DOI: 10.1016/j.cmet.2017.01.008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