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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먹어야 하는 필수당은 없다




 제 책인 '과학으로 먹는 3대 영양소'를 내게 된 동기 가운데 하나는 검증되지 않은 허무맹랑한 건강보조 식품이나 다이어트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입니다. 물론 그런 내용에 혹하지 않는 분도 있지만, 진짜로 그런 줄 알고 비싼 건강 보조식품을 사거나 혹은 건강을 해칠 수도 있는 건강 비법이나 다이어트 비법을 따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책에서 강조한 것과 같이 이런 식사가 지금 먹는 식사보다 더 건강하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무리해서 따라할 이유가 없는 식단입니다. 




 아무튼 오늘도 기이한 형태의 건강 보조식품은 그 종류를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오늘 소개할 물질은 필수당 (?)이라는 물질은 포도당을 포함해서 식물에서 추출한 여러 당류를 가진 물질로 우리 몸에 필수적인 물질이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gluconutrient를 비롯한 건강 보조식품의 원조는 미국으로 건강 보조식품인 미국답게 현지에서는 제법 팔린 물건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의학적 지식을 동원하면 포도당이 부족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좀처럼 보기 힘들며 포도당 이외의 당은 사실 섭취하지 못해서 문제가 보고된 적이 없습니다.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는 포도당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피속에 포도당이 없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포도당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과당 같이 다른 당류는 물론 아미노산이나 지방산을 이용해서라도 포도당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는 포도당 신생과정 (gluconeogenesis) 으로 부르며 주로 간에서 이뤄집니다. 따라서 포도당 섭취가 좀 부족해도 큰 문제는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포도당 섭취가 부족한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것이겠죠. 


 우리는 포도당을 직접 섭취하지는 않지만, 포도당이 들어있는 이당류 (설탕, 액상과당)와 다당류 (전분)을 섭취해 포도당을 충분히 공급합니다. 평균적인 한국인의 경우 섭취하는 대부분의 탄수화물이 결국 포도당으로 전환되며 포도당이 전체 에너지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에 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 포스트에서 케톤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 탄수화물의 양을 하루 50-100g 정도로 이야기했는데, 실제로는 평균 300g 이상 먹고 있어서 탄수화물을 의도적으로 먹지 않는 기이한 식생활만 하지 않는다면 크게 걱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케톤증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필수 아미노산이나 필수 지방산과는 달리 필수 탄수화물을 따로 지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필수 지방산도 물론 반드시 필요하지만, 탄수화물과 마찬가지로 부족한 경우가 매우 드문 정도가 아니라 사실상 볼 수가 없어 보통 3대 영양소에서 중요하게 보는 것은 필수 아미노산입니다. 아미노산은 종류가 많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부족하지 않아도 특정 아미노산이 부족한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것 역시 요즘처럼 먹을게 다양한 시대에는 보기 어려워 우리 나라에서 큰 문제가 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필수당이라는 표현은 교과서에서 찾을 수 없는 내용이지만, 다른 건강보조 식품과 마찬가지로 과학적 사실과는 무관하게 팔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 건강 보조식품은 과학계와 갈등을 일으키기도 했는데, 이 내용이 사이언스에 실린 적이 있습니다. 관심 있는 독자라면 한번 읽어 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밥을 먹으면 되지 굳이 다른 당류 성분을 먹으려고 노력할 이유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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