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lamprologus pulcher. Credit: Guérin Nicolas/Wikipedia)
동물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합니다. 물론 인간처럼 복잡한 내용은 아니더라도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천적을 발견했으니 빨리 피하라든지 아니면 내 영역이니 가까이 오지 말라는 등 아주 중요한 의사 소통의 수단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방법 - 화려한 색상이나 몸짓으로 경고 하는 것을 포함 - 이 목격되었지만, 매우 당연하게도 물속에 사는 물고기가 화학 물질을 통해서 서로 의사 소통을 하는 것이 아주 자연스럽다고 할 것입니다. 소변의 경우 육상 동물에서 영역을 표시하는 데 주로 사용되는 만큼 물고기 역시 자신의 소변을 이용해서 주변에 있는 다른 물고기에 경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이야기가 아닐 것입니다.
스위스 베른 대학의 연구팀은 실제로 소변을 통해서 신호를 전하는 과정을 연구하기 위해서 시클리드의 일종인 Neolamprologus pulcher 를 이용해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물이 통하지만 서로를 볼 수 없는 수조에 두 마리 물고기를 넣거나 혹은 물고기 두 마리를 같은 수조에 넣는 방식으로 서로의 의사를 어떻게 표시하는지 관찰한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서로 볼 수 있는 상태에서 두 마리의 물고기는 지느러미를 세우고 공격적인 태도로 접근했으며 물속으로 더 많은 소변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경고의 의미로 물속으로 소변을 더 많이 방출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반대로 물의 흐름을 따라 다른 물고기의 소변이 흘러들어오는 경우 볼 수 없는 상황에서도 주변에 다른 물고기가 있다고 판단한 물고기는 더 많은 소변을 흘려보내거나 경계하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사실 물고기가 소변을 이용해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는 것은 잘 생각해보면 매우 합리적인 행동입니다. 소변은 어차피 물속에 흘려보낼 것입니다. 주변에 천적이 있는 상태에서는 소변을 잘 흘려보내지 않겠지만, 반대로 다른 물고기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경우에는 반대로 더 많은 소변을 배출해 경고를 할 수 있겠죠. 크게 보면 육상 동물과 다르지 않은 행동이지만,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기 때문에 꽤 흥미로운 이야기 같습니다.
참고
Dario-Marcos Bayani et al. To pee or not to pee: urine signals mediate aggressive interactions in the cooperatively breeding cichlid Neolamprologus pulcher, Behavioral Ecology and Sociobiology (2017). DOI: 10.1007/s00265-016-2260-6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