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artist's depiction of a bacterial cell. Credit: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 James Archer)
칼텍의 과학자들이 음파로 컨트롤 할 수 있는 박테리아를 이용한 항암 치료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다소 엉뚱한 이야기 같지만 연구팀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현재의 항암 방사선 치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멀쩡한 정상 세포와 암세포를 구분하지 않고 공격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부작용이 심해 약물과 방사선 농도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미카일 사피로 교수 (Mikhail Shapiro, professor of chemical engineering and 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 investigator)가 이끄는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 대장균을 표적인 암세포만 공격하는 스마트 무기로 만드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원리는 이렇습니다. 대장균에 미니 항체인 나노바디(nanobody)를 생산하는 유전자와 높은 온도에서 나노바디를 생산하게 만드는 유전자를 삽입한 후 이를 종양 안쪽에 들어가도록 주입합니다.
그리고 종양 내부에서 증식한 대장균이 항암 나노바디를 생산할 수 있도록 음파를 집중시켜 온도를 섭씨 42도 정도로 높입니다. 음파를 한 곳에 집중시켜 온도를 높이는 focused ultrasound (FUS)라는 기술은 다른 조직에는 손상을 일으키지 않고 표적에만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온도에 의해 활성화된 박테리아는 지속적으로 항암 나노바디를 만들어 암세포를 파괴합니다.
이 방법의 장점은 한 번 약물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박테리아가 계속 항암 나노바디를 생산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암세포를 파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박테리아는 증식할 수 있습니다. 만약 종양이 사라졌거나 작아지고 난 후 대장균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이를 제거할 것이므로 부작용 우려도 적습니다.
연구팀은 동물 실험을 통해 효과를 검증했습니다. 다만 실제로 가능하다고 해도 임상 시험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는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할 것입니다. 대장균 같은 세균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아이디어는 그럴 듯 한데 실제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참고
Mohamad H. Abedi et al, Ultrasound-controllable engineered bacteria for cancer immunotherapy, Nature Communications (2022). DOI: 10.1038/s41467-022-29065-2
https://medicalxpress.com/news/2022-03-sound-controlled-bacteria-cancer.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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