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양서형 어룡의 화석이 발견되다.


 공룡이 육지를 지배하던 중생대에 바다에는 다른 생물들이 번성했습니다. 어룡이라는 번역 때문에 종종 공룡의 일부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는 어룡류 (ichthyosaur)​ 는 마치 돌고래나 고래를 닮은 외형을 지닌 바다 파충류였습니다. 이들은 중생대의 초기인 트라이아이스기 초기 공룡과 함께 바다에 등장하여 중생대의 바다에서 번영을 누렸지만 백악기에 이르러 알수 없는 이유로 공룡보다 먼저 세상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래도 1억 5000 만년이 넘는 세월을 번성한 성공적인 바다 파충류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죠.
 그런데 이 어룡의 조상은 고래의 조상과 마찬가지로 사실 네발 짐승이었을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네발로 걷던 어룡의 조상이 어떻게 바다 생활에 적응했는지 궁금해왔습니다. 과연 고래의 진화와 비슷한 과정을 겪었을까요. 혹시 물개 처럼 물과 육지를 오가면서 생활할 수 있었던 단계가 있을까요. 여기에 대해서 대답을 줄 수 있는 화석이 최근 발견되었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료스케 모타니 교수 (Ryosuke Motani, a professor in the UC Davis Department of Earth and Planetary Sciences) 와 그의 동료들은 중국의 연구자들과 함께 안후이성에서 발견된 초기 어룡의 화석을 보고했습니다. 이 화석은 트라이아이스기의 새벽이 밝아오던 2억 4800 만년전의 것으로 1.5 피트 (약 46 cm) 에 불과한 몸길이를 가지고 있지만 거의 완벽하게 보존되어 그 가치가 매우 높은 화석입니다.

(새롭게 발견된 어룡 화석 Fossil remains show the first amphibious ichthyosaur found in China by a team led by a UC Davis scientist. Its amphibious characteristics include large flippers and flexible wrists, essential for crawling on the ground. Credit: Ryosuke Motani/UC Davis  )
연구팀은 이 화석을 복원하여 어룡의 조상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복원했습니다. 그 결과 이 동물은 앞다리를 지금의 물개처럼 이용해서 땅에서도 움직일 수 있는 형태였던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즉 육지에서도 조금은 움직일 수 있는 형태로 이제 막 물로 들어가기 전 상태라는 것이죠. 이렇게 양서형 어룡 (amphibious ichthyosaur) 이번에 처음 발견된 것이라고 합니다.   

(새로운 복원도  This illustration shows what a newly discovered amphibious ichthyosaur may have looked like when it was alive some 248 million years ago. Credit: Stefano Broccoli/University of Milan) 
 사실 생명의 역사에서 바다에서 물로 나온 것이 매우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긴 하지만 (만약 최초의 양서류가 없었다면 공룡도 새도 그리고 결정적으로 인류의 진화도 없었겠죠) 이렇게 육지로 나온 동물들은 여러차례 다시 물로 들어갔습니다. 바다가 훨씬 안정적이고 풍요로운 삶의 터전을 제공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전혀 놀랍지 않은 일이죠. 파충류는 물론 포유류, 조류 까지 다시 물에서의 삶으로 귀화했습니다. 
참고
     ​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