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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이야기 297 - 화성의 위성 포보스는 파괴될 운명 ?



 미래는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사실 5분후의 미래도 알 수 없는 게 세상일이라고들 하죠. 하지만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 우리는 여러가지 예측을 합니다. 학문의 영역에서는 별이나 우주의 미래 같은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미래의 일 역시 연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당장에 우리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는 않더라도 인류의 지식을 넓혀주기 때문이죠.

​ 태양계 역시 영원히 지금같은 모습일 수는 없습니다. 먼 미래에는 태양 역시 연료가 고갈되어 최후를 맞이하고 몇몇 행성들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도 태양계에 여러가지 이벤트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중 극적인 것은 바로 위성의 파괴일 것입니다. 토성이나 목성처럼 위성이 많은 행성에서 작은 위성이 파괴되는 일은 아주 극적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화성처럼 위성이 2 개인 행성에서 한 개가 사라지는 일은 꽤 극적일 것입니다. 바로 화성의 위성 포보스 (Phobos) 의 이야기입니다.

(화성의 위성 포보스. MRO 가 촬영한 사진.  NASA/JPL-Caltech/University of Arizona - NASA/JPL-Caltech/University of Arizona )

 화성은 비교적 작은 두 개의 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포보스와 데이모스 (Deimos) 입니다. 데이모스는 화성에서 23,000km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화성주위를 공전 중이고 포보스는 화성에서 9234 - 9517 km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화성 주변을 공전 중입니다. 포보스는 27 × 22 × 18 km 정도 되지만 데이모스는 15 × 12.2 × 11 km 에 불과해서 화성 표면에서 보면 데이모스는 포보스에 비해 비교도 안될 정도로 작게 보입니다.


(큐리오시티 로버가 본 포보스와 데이모스. 큰 쪽이 포보스  Curiosity's view of the Mars moons: Phobos passing in front of Deimos - in real-time (video-gif, 1 August 2013).  NASA/JPL-Caltech/Malin Space Science Systems/Texas A&M Univ)
 지구에 달에 비해서 매우 작은 이 위성들은 아마도 소행성이 화성 궤도 주변을 지나다 포획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확히 어느 시점에 포획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과학자들은 대략적인 최후의 시기는 알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포보스가 점점 화성쪽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전에도 설명드린바 있지만 지구와 달 사이 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본래 달은 최초 생성 되던 시점에서는 지구와 훨씬 가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구의 자전 속도는 달의 공전속도 보다 빠릅니다. 달은 거의 한달 남짓한 시간에 지구 주변을 도는 반면 지구는 24시간안에 한 바퀴를 자전합니다. 둘 사이에 작용하는 중력은 조수 간만의 차이 같은 변화를 일으킵니다.
 달의 중력은 지구를 잡아 끌어서 밀물/썰물의 변화만 유발하는 게 아니라 자전 속도를 늦추게 됩니다. 반대로 지구는 달을 잡아 당기면서 달의 공전 속도를 더 빠르게 합니다. 지구 - 달 사이의 구심력 (즉 중력) 은 일정한데 원심력이 더 강해지므로 달은 지구에서 더 멀어집니다. 아마도 수십억년 후 미래에는 하늘에서 보이는 달의 크기가 지금보다 더 작을 것입니다.
​ 그런데 포보스와 화성 사이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포보스의 공전 속도는 7시간 39분에 불과합니다. 즉 25 시간 정도인 화성의 자전 속도보다 3 배나 빠른 셈이죠. 이와 같은 빠른 공전 속도는 아마도 포보스가 빠른 속도로 화성 주변을 지나치다 포획된 천체라는 가설을 뒷받침 하는 증거일 것입니다.
​ 포보스는 화성보다 더 빠르게 그 표면을 지나가므로 화성 표면의 입장에서 보면 자전 방향의 앞에서 잡아 당기는 역할을 합니다. 즉 화성을 더 빠르게 자전하도록 가속하고 있죠. 따라서 하루가 조금씩 더 느려지는 지구와는 달리 화성은 조금씩 더 빨라집니다. 다만 포보스는 달처럼 커다란 위성이 아니기 때문에 그 효과는 극히 미미합니다. 아무튼 그 댓가로 포보스는 조금씩 느려지면서 화성쪽으로 다가갑니다.
​ 이렇게 되면 포보스의 운명은 둘 중 하나입니다. 결국 화성에 너무 다가가서 충돌하든지 아니면 화성의 중력의 조석력에 의해 파괴되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전자보다는 후자의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포보스는 단단한 하나의 암석이 아니라 내부에 빈공간이 많은 암석들의 집합체이기 때문이죠.
 포보스의 밀도는 1.88 g/㎤ 에 불과합니다. 이는 단순히 암석으로 내부가 채워진게 아니라 빈공간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화성 쪽으로 점점 다가오면 파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포보스를 이루는 암석 가운데 화성에 가까운 쪽에 작용하는 중력이 먼 쪽에 작용하는 중력보다 더 크기 때문에 포보스가 늘어나는 힘을 받기 때문입니다. 포보스는 아마도 이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부서질 가능서이 높습니다. 그 예상 시기는 3000 만년에서 5000 만년 후인데 포보스가 얼마나 단단한지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포보스가 부서진 후 화성에 고리가 생기는 모습의 상상도 Mars with rings of moon dust after the fall of one of its moons, Phobos. Credit: Hive Studios  )
가장 가능성 높은 포보스의 미래는 아마도 화성의 고리가 되는 것입니다. 일부 외행성들의 고리 역시 과거에는 위성이었다는 가설도 있는데 아무튼 화성에 고리가 생길 가능성이 유력한 셈입니다. 화성의 하늘에서 위성 하나가 사라지는 대신 아름다운 고리가 생기는 셈인데, 미래 화성에서 이착륙하는 우주선이 있다면 이 고리 때문에 꽤 골치를 앓게 될 것입니다.
 물론 시기를 생각할 때 우리 인류가 그 광경을 보게 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지만 화성에 고리가 생기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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