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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이야기 291 - 혜성 표면의 사진을 전송한 필래


 필래 랜더가 ​67P/Churyumov–Gerasimenko 혜성 (이하 67P) 에 착륙한 후 탑재된 카메라인 CIVA (Comet Nucleus Infrared and Visible Analyzer) 를 통해 찍은 이미지를 전송했습니다. 이 이미지를 보면 필래가 착륙한 곳은 탐사에 가장 적합한 평평한 지형도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더 나쁜 점은 필래의 태양 전지가 햇빛을 받아서 에너지를 생산하기에 적합한 지형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필래에 대해서는 바로 앞에 쓴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필래가 혜성 표면에 도착하기 전 40 미터 상공에서 찍은 사진 This image released by the European Space Agency ESA Thursday Nov. 13, 2014 was taken by Philae's down-looking descent ROLIS imager when it was about 40 meters (131 feet) above the surface of Comet 67P/Churyumov-Gerasimenko Wednesday. It shows that the surface of the comet is covered by dust and debris ranging from mm to metre sizes The large block in the top right corner is 5 m in size. In the same corner the structure of the Philae landing gear is visible. Credit : ESA  )


(필래가 촬영한 영상. 필래의 3 개의 다리 가운데 하나가 나와있는데 불행히 평지가 아닌 상태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음  The combination photo of different images taken with the CIVA camera system released by the European Space Agency ESA on Thursday Nov. 13, 2014 shows Rosetta's lander Philae as it is safely on the surface of Comet 67P/Churyumov-Gerasimenko, as these first CIVA images confirm.  Credit : ESA)

(본래 필래의 다리는 이런 식으로 드릴을 표면에 박도록 되어 있는데 위치가 평평하지 않을 경우 제대로 고정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구조이다.   Credit : DLR)
 사실 일이라는 게 항상 계획한대로만 되는 게 아니겠죠. 분명 내려가면서 찍은 사진은 평지처럼 보였는데 아마도 착륙 장소가 바뀌면서 바위 지형 한쪽으로 쏠린 것 같습니다. 필래 착륙선의 수석 과학자인 장 피에르 비브링 (Jean-Pierre Bibring) 은 AP 연합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절벽의 그늘진 곳 (shadow of a cliff) 에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문제는 계속 그늘이 진 위치인 것 같다는 점입니다. 이 이야기는 즉 현재 필래가 그늘이 생기는 위치에 있어서 태양 전지 패널에서 전력을 충분히 공급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필래 연구팀의 과학자인 스테판 올맥 (Stephan Ulamec) 은 혜성 표면의 중력이 지구의 10만분의 1 수준으로 100kg 에 달하는 필래가 혜성 표면에서는 1g 에 불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조금만 충격이 가해져도 우주로 다시 튕겨져 나갈 수 있다는 것이죠. 아직 더 분석이 필요하지만 아마도 착륙 당시에도 실제 이런 일이 발생해 이렇게 구석으로 튕겨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작살을 이용해서 단단히 고정하는 것도 위험한 상태입니다. 잘못하면 우주로 튕겨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지금 위치에서는 고정을 하면 안되기도 합니다.  
 현재 필래에 남은 에너지는 1-2 일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내일까지 유럽 우주국의 과학자들은 중대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일단은 현재 위치에서 최대한 정보를 수집한 후 남은 연료를 분사시켜 위치를 수정하는 것이 첫번째 계획입니다. 잘 될 수 있을 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힘들기 때문에 시도전 수집할 수 있는 모든 데이터를 수집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위치를 수정하지 못한다면 두번째 방법은 그냥 그 자리에서 기다리는 것도 한가지 방법일 수 있습니다. 필래는 배터리가 나가면 그냥 전원이 꺼지는 것이 아니라 동면상태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 방법은 우주선을 수개월에서 수년간에 걸쳐 보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로제타 역시 혜성에 도달하기 전까지 장기간 동면 상태였다가 깨어났습니다.
 혜성 67P 는 타원 궤도를 따라 태양주위를 6.5 년을 주기로 공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좀 기다리다 보면 그늘진 곳에서도 햇빛이 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단 그렇게 되면 다시 에너지를 모아서 탐사를 지속할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는 운에 기대야 하지만 그렇게라도 임무를 완수할 수만 있다면 일단 성공이라고 해야겠죠.  
 사실 살다보면 뜻대로 되지 않는 일 투성이입니다. 혜성 탐사도 마찬가지겠죠. 아무튼 간에 일이 앞으로 잘 풀려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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