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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HBM처럼? HBF 기술을 개발하는 샌디스크







 (Credit: SanDisk)

샌디스크가 HBM 같은 적층형 고대역폭 메모리 버전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인 HBF (high-bandwidth flash)를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낸드 플래시 메모리는 D램보다 느린 반면 용량이 크고 비휘발성 메모리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HBM 처럼 여러 층으로 메모리를 적층하고 TSV를 이용해 고속으로 연결한 후 로직 다이 위에 올리는 방법으로 낸드 플래시 메모리가 얼마나 대역폭을 늘릴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긴 하지만, 혼합해서 사용하는 경우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할 수 있어 꼭 불가능하다고만 할 순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샌디스크의 HBF는 웨스턴 디지털/키옥시아의 BICS 3D 낸드 플리시 메모리를 CBA (CMOS directly bonded to Array) 방식으로 쌓아 올리는 것으로 16층의 메모리를 쌓고 TSV로 연결한 후 맨 아래 로직 다이에 올리는 방식으로 제조됩니다. 1세대 제품의 메모리 용량은 512GB라고 하는데 구체적인 대역폭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샌디스크의 주장에 의하면 HBF를 사용할 경우 GPU의 메모리 용량을 4TB까지 크게 늘릴 수 있습니다. 이는 대규모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AI 연산에 매우 유리한 특징입니다. 물론 속도가 중요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8개의 메모리를 붙이는 경우 2개 정도는 HBM 메모리를 사용해 속도를 보완할 수 있습니다. 과거 인텔의 옵테인 (3D Xpoint) 기술이 생각나는 하이브리드 구성으로 속도와 비휘발성 메모리 기술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구성입니다.

참고로 말하면 샌디스크는 주로 플래시 메모리 기반 제품 (USB 메모리나 SD 카드 등)을 만드는 기업으로 웨스턴 디지털에 인수된 다음부터는 회사보다는 상품명으로 더 친숙한 기업입니다. 웨스턴 디지털은 본업인 하드디스크 부분에서는 씨게이트와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지만, 낸드 플래시 메모리 부분에서는 4,5위 기업이라 일본 키옥시아와 합병을 추진 중이었습니다.

일단 합병은 어려움이 처한 상태이지만, 낸드 플래시 부분 분사는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인데, 웨스턴 디지털 대신 샌디스크가 전면에 나온 것도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샌디스크 로고 역시 분사를 앞둔 상태에서 새로 정한 로고인 점도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참고

https://www.tomshardware.com/pc-components/dram/sandisks-new-hbf-memory-enables-up-to-4tb-of-vram-on-gpus-matches-hbm-bandwidth-at-higher-capa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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