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herd of the Jurassic sauropod dinosaur Camarasaurus walks through a mostly coniferous floodplain forest in what will one day be Utah. Such large dinosaurs transform the landscape with their massive footfalls and bodies, damaging trees and increasing light levels for the saplings on the forest floor. Credit: Victor O. Leshyk/Northern Arizona University)
(Credit: Palaeontology (2025). DOI: 10.1111/pala.70002)
6,600만 년 전 비조류 공룡의 멸종은 육상 생태계를 영원히 바꿔 놨습니다. 이때 살아남은 포유류는 비어 있는 생태계를 빠르게 장악하며 신생대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그리고 그중 나무 생활에 적응한 영장류가 나중에 인간으로 진화하게 됩니다.
노던 애리조나 대학의 크리스토퍼 도티 교수 (Northern Arizona University ecoinformatics professor Christopher Doughty)가 이끄는 연구팀은 초기 영장류의 진화과정에 대형 초식 육식 공룡의 멸종이 의외로 큰 역할을 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형 초식 공룡이 있던 백악기에는 씨앗의 크기가 작았습니다. 이 시기에는 큰 나무가 자라더라도 뜯어 먹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새싹도 쉽게 태양빛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큰 씨앗을 조금 만드는 것보다 작더라도 많은 씨앗을 만드는 것이 좋은 전략이었습니다. 또 열매 역시 별로 크지 않더라도 한꺼번에 뜯어 먹는 초식 공룡 덕분에 별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형 초식 공룡이 사라진 후 씨앗 형태로 살아남은 식물들은 새로운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나뭇잎을 뜯어먹는 대형 초식 동물이 사라진 상황에서는 햇빛이 아래로 잘 닿지 않게 되고 식물 사이의 경쟁이 심화되는 것입니다. 씨앗과 열매 역시 퍼트려줄 적당한 동물이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식물을 뜯어 먹는 동물이 사라지면 살기 좋아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곤란해 진 것을 보면 생태계가 서로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새로운 환경에서 식물들의 씨앗과 열매의 크기를 키웠습니다. 초반에 햇빛을 받기 힘들기 때문에 영양분을 많이 가지고 시작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열매 역시 같은 이유로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자 얼마 후 이 씨앗과 열매를 노리는 포유류가 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크게 성공한 부류가 영장류입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공룡만큼 크지는 않더라도 상당히 큰 초식 포유류가 진화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씨앗과 열매의 크기는 작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공룡만큼 크진 않았기 때문에 식물 씨앗의 크기는 백악기와 신생대 초기 시대의 중간 정도로 유지됐습니다. 그리고 새와 영장류처럼 열매를 먹는 새로운 매개 동물을 겨냥해 다양한 열매가 진화했습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지만, 공룡의 멸종의 연쇄적으로 생태계에 다양한 나비 효과를 일으키고 그 결과 우리가 지금 여기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2-dinosaur-extinctions-environment-contributed-fruit.html
Christopher E. Doughty et al, Ecosystem engineers alter the evolution of seed size by impacting fertility and the understory light environment, Palaeontology (2025). DOI: 10.1111/pala.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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