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남성이 심근 경색에서 더 큰 손상을 입는 이유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중요한 혈관인 관상동맥이 막히면 심장 근육에 피가 가지 않아 괴사가 발생합니다. 심장 근육이 비가역적으로 죽기 전에 빨리 혈관을 뚫어주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의학적으로 응급치료가 필요한 상황에 속합니다.

심근경색: http://www.snuh.org/health/nMedInfo/nView.do?category=DIS&medid=AA000335

기본적으로 심근경색 위험도는 여성보다 남성에서 높습니다. 남성에서 비만이나 흡연 같은 위험인자를 지닌 경우가 더 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점을 제외하고 생각해도 심근경색은 남성에서 흔할 뿐 아니라 일단 생기면 더 중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의 살그렌스카 대학 병원의 야사 티베스텐 (Åsa Tivesten, professor of medicine at the University’s Sahlgrenska Academy, senior physician at Sahlgrenska University Hospital)이 이끄는 연구팀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Testosterone)이 중요한 이유일 것으로 보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인간의 세포에도 정해진 수명이 있기 때문에 죽은 세포는 제거된 후 새로운 세포로 대체됩니다. 이 과정에서 면역 세포인 호중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호중구는 죽은 세포 주변에서 염증 반응을 일으키며 세포를 청소해 조직을 늘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심근경색으로 많은 세포가 한 번에 죽을 때는 정반대의 문제가 생깁니다. 호중구의 면역 반응 때문에 본래는 살릴 수 있었던 세포까지 죽게 만듭니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암컷과 수컷 쥐의 관상동맥을 45분간 막은 후 다시 재개통해 몇 일 동안 일어나는 염증 반응을 관찰했습니다. 24시간 후 수컷 쥐의 염증 반응과 호중구 숫자는 암컷보다 더 많이 증가하는데, 테스토스테론 수치 역시 암컷보다 15배 정도 높았습니다.

당연히 수컷에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겠지만, 염증 반응과의 연관성을 의심한 연구팀은 거세한 쥐에서도 같은 반응이 일어나는지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거세한 수컷 쥐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현저히 낮았으며 호중구 수치도 암컷과 비슷하게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다시 테스토스테론을 주면 심장 세포의 파괴를 반영하는 Troponin I 수치 증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사람에서 거세를 할 순 없는 일이기 때문에 연구팀은 테스토스테론의 염증 유도 반응을 차단할 수 있는 약물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IL-6 차단제인 토실리주맙 (Tocilizumab, 악템라주) 같은 약물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테스토스테론의 염증 유도 반응을 조절해 심근경색의 후유증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연구가 주목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health-wellbeing/myocardial-infarction-testosterone-men/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5-56217-x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