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uced sialic acid levels help anemonefish avoid stings from their sea anemone hosts. Credit: Natacha Roux and Yann Guerardel)
(The tomato anemonefish (Amphiprion frenatus) in a bubble tip sea anemone (Entacmaea quadricolor) at Minna Island, Okinawa. Credit: Marleen Klann)
흰동가리와 말미잘은 공생관계의 사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말미잘의 독에 면역이 있는 흰동가리는 말미잘의 촉수 사이에 숨어 보호받고 대신 말미잘에 먹이를 공급하거나 말미잘의 촉수를 먹는 물고기를 내쫓습니다.
하지만 영화 니모를 찾아서에 등장해 친숙한 것과는 반대로 흰동가리가 말미잘의 촉수를 피하는 비결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적습니다. 흔히 점액이 두꺼워 보호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오키나와 과학기술 대학원 (Okinawa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OIST))의 나타샤 룩스 (Natacha Roux, 현재는 프랑스 CRIOBE 소속)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흰동가리가 말미잘의 독에 면역인 이유를 자세히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말미잘과 공생하는 흰동가리와 공생하지 않는 근연종의 당분자와 RNA를 조사해 차이를 상세히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표면 점액에 있는 시알산 (sialic acid)의 농도가 매우 낮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점액에 흔한 시알산은 독을 쏘는 세포인 자포세포 (nematocysts)의 활동을 자극하기 때문에 이 물질이 점액에 낮은 농도로 있으면 자포의 공격을 피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말미잘 촉수 자체도 같은 방법으로 자신의 촉수가 자기를 쏘는 일을 막는다는 것입니다.
흰동가리가 점액 속 시알산의 농도를 낮추는 방법은 효소를 사용해 분해하거나 시알산을 분해하는 공생 미생물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보이는데, 연구팀은 후자가 더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알산 분해 미생물이 말미잘에도 있어 같은 기능을 하는데다 공생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건너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실수로라도 가끔씩 공격 받는 일을 피하기 위해 흰동가리는 비늘이 두꺼워지는 방향으로 진화했고 말미잘 역시 흰동가리를 공격하지 않도록 진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공생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2-marine-mystery-anemonefish-sea-anemone.html
Natacha Roux et al, Anemonefish use sialic acid metabolism as Trojan horse to avoid giant sea anemone stinging, BMC Biology (2025). DOI: 10.1186/s12915-025-02144-8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