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인텔 애로우 레이크 코어 울트라 200S 시리즈 정식 공개









 (출처: 인텔)

인텔이 애로우 레이크 (코어 울트라 200S) 시리즈를 정식으로 공개했습니다. TSMC의 3nm 공정으로 제조된 애로우 레이크는 4nm 공정으로 제조된 경쟁자 라이젠 9000 시리즈보다 미세 공정에서 조금 더 앞선 덕분인지 이번엔 대폭적인 전성비 증가를 보여줬습니다. 과거 인텔 7 공정을 사용한 랩터 레이크와 렙터 레이크 리프레쉬는 사실 DUV 공정인 반면 이번에는 최신 EUV 리소그래피 공정을 적용했기 때문에 프로세서의 전력 소모를 대폭 줄이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기본적인 코어 구성은 14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다를 바 없어서 코어 울트라 9 285K는 8P+16E 24스레드, 코어 울트라 7 265K는 8P+12E 20스레드, 코어 울트라 5 245K는 6P+8E 14스레드 구성입니다. 가격은 전작보다 다소 내린 589달러, 394달러, 309달러인데, TSMC의 최신 미세 공정을 사용한 만큼 웨이퍼 단가가 더 높을 수밖에 없는데도 가격을 15달러 (265K), 10 달러 (245K) 내린 것은 의외입니다. 이는 경쟁자인 라이젠 9000 시리즈를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이래서 경쟁이 좋은 것 같습니다.
















(출처: 인텔)

애로우 레이크에 사용된 라이언 코브 P 코어는 전작 대비 IPC가 9% 향상되었고 스카이몬트 E 코어는 32%나 높아졌습니다. 여기에 최신 미세 공정까지 더해지면 클럭이 올라가면서 성능이 대폭 향상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인텔은 절대 성능보다 전성비를 높이는데 집중했습니다. 따라서 싱글 코어 성능은 8%, 멀티 스레드 성능은 15% 가량 향상되었습니다.

285K의 경우 게임 성능에 중요한 P 코어 부스트 클럭은 오히려 5.7GHz로 전작보다 0.3GHz 감소했고 하위 제품도 0.1GHz 씩 줄였습니다. 대신 베이스 클럭을 P코어는 500-700MHz 높이고 E코어는 600-1000MHz 높여 멀티 스레드 성능 향상을 꾀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쟁자인 AMD도 클럭을 낮추진 않았지만, 라이젠 9000 시리즈에서 전성비에 집중하는 같은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여기에 아마도 주요 소비자인 완제품 PC 제조사들의 영향이 있었을 것 같아 보입니다. 엄청난 전기를 먹고 열을 뿜어내는 CPU는 결국 더 비싼 메인보드, 쿨러, 파워서플라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PC 제조사들에게 상당한 부담입니다. 물론 직접 조립하는 소비자도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전력 차력쇼는 이제 누구도 원하지 않습니다. 또 다른 해석은 TSMC의 3,4nm 대 미세 공정 자체가 6GHz 이상 클럭에서 급격히 소비 전력이 높아지는 특징이 있어 제조사들이 더 이상 클럭을 높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실제 제품에 대한 상세한 리뷰가 이어지면 이 부분에 대한 검증도 가능할 것입니다.

아무튼 인텔의 주장에 따르면 코어 울트라 200S 시리즈는 놀랍게도 일부 게임에서 165W나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으며 (워해머 스페이스 마린 2, 같은 프레임 기준) 7개 게임 기준 77W의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최대 17도, 평균 13도 CPU 온도를 줄여 쾌적하고 조용한 저전력 게이밍이 가능합니다. 생산성 작업에서도 42-58%까지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인텔의 주장입니다. 물론 이 주장은 검증이 필요하지만, 인텔이 이렇게 전성비를 강조한 경우는 제 기억으로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대신 게임 성능은 공식 슬라이드만 봐도 별 차이 없거나 일부에서 오히려 떨어집니다. 인텔이 절대 게임 성능은 강조하지 않는 게 이유가 있고 아마 실제 벤치에서 14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전반적으로 이기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제 생각엔 이 경우 5800X3D 사신 분이 진짜 위너이고 게임 성능에서는 9000X3D 시리즈에 처참하게 밀릴 것으로 보입니다.

애로우 레이크의 또 다른 특징은 데스크톱 CPU 처음으로 NPU를 내장했다는 것입니다. NPU 자체 성능은 13TOPS이고 CPU와 GPU를 합쳐도 36TOPS로 코파일럿 + PC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지 못하지만, 메테오 레이크와는 비슷한 수준입니다.











(출처: 인텔)

발표만 보면 전성비 왕인 셈인데, 실제 전성비에서 누가 이길지 벤치 마크 결과가 궁금합니다. 게임 성능은 라이젠 9000 시리즈와 비슷하게 큰 기대는 접어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www.tomshardware.com/pc-components/cpus/intel-launches-arrow-lake-core-ultra-200s-big-gains-in-productivity-and-power-efficiency-but-not-in-gaming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