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ental hornet worker (V. orientalis). Credit: Nitzan Cohen)
(Three adult Oriental hornet workers (V. orientalis) feeding on a ripe fig, a potential source of naturally occurring ethanol. Credit: Eran Levin)
과일이나 꿀은 자연적으로 발효되어 에탄올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를 섭취하는 동물도 여기에 영향을 받는데 심한 경우 인간처럼 술에 취해 비틀거리면서 제대로 걷지 못하거나 날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평소에 여기에 적응되어 진화한 동물은 알코올 분해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과일을 자주 먹는 야생 원숭이가 그런데 어쩌면 인간의 알코올 분해 능력도 여기에서 기인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2691775879
이스라엘 텔 아비브 대학의 연구팀은 오리엔트 말벌 (Oriental hornet (Vespa orientalis))의 에탄올 분해 능력을 조사했습니다. 이들이 섭취하는 먹이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에탄올이 4%나 혹은 그 이상 들어 있습니다. 연구팀은 야생에서 수집한 오리엔트 말벌에게 20%까지 다양한 농도의 에탄올이 든 설탕 용액을 주고 이들의 반응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오리엔트 말벌은 20% 알코올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거의 소독약이나 다를 바 없는 80% 에탄올을 가지고도 테스트 했습니다. 오리엔트 말벌도 이 농도에서는 잠시 비틀거리긴 했으나 곧 술에서 깨서 정상적으로 활동했습니다.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높은 알코올 분해 능력의 비결을 알아내기 위해 과학자들은 오리엔트 말벌의 유전자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에탄올을 분해하는 알코올 탈수소효소 (Alcohol dehydrogenase) 유전자가 여러 개 중복되어 있어 효소 생산량 자체가 많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진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이 능력으로 오리엔트 말벌은 시간이 지난지 오래되어 알코올 농도가 높은 먹이도 마다하지 않고 섭취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생존 능력에 기여했을 것입니다.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알코올을 만드는 효모 역시 오리엔트 말벌의 장내에서 생존하거나 번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양조장이 몸안에 있는 셈인데, 이들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도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10-hornets-sick-die-consuming-large.html
Sofia Bouchebti et al, Tolerance and efficient metabolization of extremely high ethanol concentrations by a social wasp,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4). DOI: 10.1073/pnas.2410874121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