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Bruce Anderson and Vinicius Brito)
아름다운 꽃과 벌, 나비 등이 날아디니는 자연은 매우 평화롭게 보이지만, 사실 이들은 생존을 위한 전쟁을 벌이는 중입니다. 이곳에선 승리를 위한 다양한 전략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브라질에 서식하는 히페니아 마크란샤 (Hypenea macrantha)는 매우 독특한 무기를 진화시켰습니다. 바로 투석기나 대포처럼 꽃가루를 발사하는 구조물입니다. 과학자들은 히페니아의 꽃가루 대포가 꽃가루를 더 잘 운반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남아공 스텔렌보쉬 대학의 부루스 앤더슨 교수와 브라질 우버란디아 연방 대학의 비니시우스 브리토 교수(Prof. Bruce Anderson from Stellenbosch University in South Africa, and Prof. Vinícius Brito from the Federal University of Uberlândia in Brazil)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대포에 숨겨진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히페니아의 주요 꽃가루 매개 동물은 곤충이 아니라 벌새인데, 당연히 벌새는 한 종류의 꽃에서만 꿀을 얻지 않습니다. 그런 만큼 히페니아 입장에서는 꿀을 제공한 댓가로 자신이 필요로하는 꽃가루를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대포를 이용해 다른 식물의 꽃가루를 날려버리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자외선 형광물질로 염색한 꽃가루를 뭍힌 벌새의 부리를 이용해 이 가설을 검증했습니다. 그 결과 강력한 바람을 이용해 효과적으로 다른 꽃의 꽃가루를 없애고 자신의 꽃가루를 많이 입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동영상)
이 연구는 단순히 아름답고 수동적으로만 생각했던 꽃의 의외의 반전인데, 진화의 다양성이 얼마나 놀라울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iology/hypenea-macrantha-flower-pollen-deposition/
https://www.eurekalert.org/multimedia/1045637
https://www.journals.uchicago.edu/doi/abs/10.1086/732797?journalCod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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