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흐르는 물에서도 강력한 접착력을 지닌 홍합의 비밀


 

(The mussels’ beards (which cooks remove before preparing them) are made up of byssal threads and are used to help keep the mussels tethered in place. At the end of each thread is a disc-shaped plaque that acts as an underwater glue. The unusual qualities of the glue and the byssal threads have interested people since ancient times, when the threads of certain species were woven into luxurious berets, purses, gloves, and stockings. More recently, scientists have developed underwater adhesives and surgical glues inspired by byssal thread chemistry. The identification of the mechanisms involved in creating the glue should advance work in this field. Credit: Tobias Priemel)



 홍합은 밀물과 썰물이 거센 지역의 바위에 단단히 붙어 평생을 살아갑니다. 그런데 사실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짠물이 끊임없이 세차게 흐르는 환경에서 접착제를 분비하더라도 제대로 붙지 않고 씻겨 나가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은 이런 환경에서도 놀라운 안전성을 보이는 홍합이나 따개비 같은 동물의 비밀을 파헤치고 이를 응용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수술 중 긴급 접착이나 지혈 같은 목적으로 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맥길 대학의 토비아스 프리에멜 (Tobias Priemel)과 그 동료들은 홍합과에 속하는 지중해 담치 (Blue mussels (Mytilus edulis))를 이용해서 그 비밀을 생화학적으로 풀어냈습니다. 연구팀은 홍합의 내놓는 발에 있는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채널을 분석했습니다. 홍합 세포에서 분비되는 접착제 단백질은 농축된 상태로 세포내 소포 (vesicle)에 있다가 한 번에 통로를 따라 분비됩니다. 이 때 흥미롭게도 철과 바나듐 같은 금속 이온이 함께 분비됩니다. 



 이 금속 이온은 홍합이 바닷물에서 흡수한 것으로 접착제 성질을 지닌 단백질이 2-3분 이내로 단단히 굳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따라서 물이 흐르는 환경에서도 순식간에 단단히 고정될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철은 그렇다고 해도 바나듐은 생물이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의외인 금속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바나듐을 농축해서 사용할 수 있는 생물은 많지 않습니다. 원소 자체보다는 화합물들이 주로 독성이 있는데다 바닷물이 아니고서는 생물이 섭취할 수 있는 경우 자체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일부 해양 생물의 경우 바닷물에서 바나듐을 흡수해 농축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홍합처럼 의외의 목적으로 사용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로 바나듐은 철이나 티타늄 합금에 첨가되어 강도를 크게 높이고 기계적 성질을 좋게 만듭니다. 생체 접착제의 신속 접착에도 관여할 수 있다는 사실은 처음 밝혀지는 것입니다. 



 참고 



 바나듐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73773&cid=58949&categoryId=58982


 https://phys.org/news/2021-10-mussels-powerful-underwater.html


Tobias Priemel et al, Microfluidic-like fabrication of metal ion-cured bioadhesives by mussels, Science (2021). DOI: 10.1126/science.abi9702. 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bi9702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