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Alexander Cohen)
현재 나사와 유럽 우주국은 작은 우주선을 빠른 속도로 소행성에 충돌시켜 소행성의 궤도를 인위적으로 변경하려는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앞서 소개한 DART는 실제 충돌을 위해 발사를 앞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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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방법은 지구에서 상당히 먼 거리에서 소행성을 포착하고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습니다. 먼 거리에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궤도 변경도 나중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지만, 갑자기 나타난 작은 소행성이라면 눈뜨고 당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은 몇 년 전 큰 충격을 준 첼랴빈스크 운석처럼 지름 수십 m 이내의 작은 소행성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2013년에는 2012 DA14라는 지름 50m 이하의 소행성이 인공위성과 지구 사이를 지나갔습니다.
이런 작은 소행성이 지구 대기로 진입할 경우 레이더가 이를 포착해도 즉각적인 대응은 현재 기술로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만약 지구에 충돌할 경우 2.4메가톤 급 핵무기 폭발과 맞먹는 위력을 지닐 수 있습니다. 핵무기가 이를 파괴할 수 있는 가능성 있는 방법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재래식 무기를 이용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합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필립 루빈 교수 (Philip Lubin, UC Santa Barbara professor of physics)와 그 동료들은 파이 종말 단계 행성 방어 (PI-Terminal Planetary Defense)라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파이는 원주율 (π)을 의미하는데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공이 아니라 바늘입니다.
연구팀의 제안은 지름 10-30cm, 길이 1.8-3m의 큰 바늘 같은 관통형 막대기를 이용해서 소행성을 작은 조각으로 쪼개는 것입니다. 대형 요격 미사일로 발사된 후 지구 대기권 상부나 진입 직전에 충돌시키면 엄청난 운동 에너지 때문에 다른 폭발물 없이도 엄청난 충격을 가해 소행성을 작은 조각으로 파괴시킬 수 있습니다.
대개의 소행성이 사실은 잡석 더미에 불과하지만, 운동 에너지와 질량 때문에 큰 파괴력을 지니고 있으나 작게 쪼개면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으로 잘게 부서진 소행성은 지구 대기권에서 대부분 타서 사라지게 됩니다. 일부는 지표에 떨어질 순 있지만, 더 이상 핵무기급 위력은 지닐 수 없습니다.
나름 아이디어는 그럴 듯 하지만,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다 사실 기술적인 난이도 역시 제법 높아서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10-physicists-method-defending-earth-cosmic.html
https://www.deepspace.ucsb.edu/projects/pi-terminal-planetary-def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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