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iagram showing the device (lower left, with purple earpiece) inserted into the ear canal – the inset shows a proposed earbud-like version of the technology. Credit University of Illinois)
중이염은 소아에서 가장 흔한 감염성 질환 중 하나입니다. 다행히 대부분은 저절로 호전되거나 잘 치료되지만, 일부에서는 뇌 같은 주요 장기로 염증이 전파되거나 만성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균 감염에 의한 질병이기 때문에 항생제가 주요 치료제로 사용되지만, 항생제 내성 때문이 아니라 항생제가 세균에 도달하기 힘들어서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세균이 생물막 (biofilm)을 형성해 항생제 침투를 막고 스스로를 보호하기 때문입니다.
중이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119929&cid=51004&categoryId=51004
생물막: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668634&cid=61232&categoryId=61232
일리노이 대학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의 연구팀은 플라스마 제트 (plasma jet)를 발사해 중이에 있는 세균의 생물막을 파괴하는 장치를 개발했습니다. 마치 고막을 보는 이경 (otoscope)처럼 생긴 장치를 이용해서 매우 미세한 플라스마의 제트를 발사해 생물막을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것입니다. 물론 고막에도 상처가 날 수 있으나 미세한 주사바늘이 통과하는 것과 비슷해서 금방 아물게 됩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방법에는 몇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우선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인 힘을 이용하기 때문에 내성 발현의 위험성이 없습니다. 세균을 보호하는 생물막만 파괴되도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세균을 공격하기 쉬워지기 때문에 저절로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항생제가 필요한 경우라도 항생제 사용량은 줄이고 효과는 높일 수 있습니다. 반복적으로 고농도의 항생제에 노출될 경우 부작용 문제나 내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괜찮은 대안입니다.
연구팀은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 전에 녹농균 (Pseudomonas aeruginosa) 생물막에 대한 중이 (middle ear) 모델을 만들어 효과를 테스트했습니다. 그 결과 마이크로 플라스마 제트가 효과적으로 생물막을 파괴하고 항생제 효과를 높인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시스템이 실제로 임상에서 활용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디어는 상당히 괜찮다는 생각입니다. 소아에서 고농도의 항생제를 자주 사용하는 일을 피하고 중이염이 만성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medical/ear-infections-microplasma-jet-array/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22-021-002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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