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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감염과 고혈당의 연관성

 





 코로나 19는 기본적으로 급성 호흡기 감염이지만, 신체의 여러 장기에 감염이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보기 드문 복합적 질병이기도 합니다. 내분비 계통도 예외가 아니라서 과학자들은 급성 코로나 19 감염 후 새로운 당뇨가 발생하거나 혹은 당 대사에 문제가 생긴 경우들을 발견하고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2284269178



 최근 이탈리아의 과학자들은 대유행 초기 코로나 19로 입원한 환자 551명을 대상으로 이전에 없던 고혈당이 발생한 환자가 상당수이고 이중에 다시 상당수가 6개월이 지나도 본래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저널 네이처 메타볼리즘 (Nature Metabolism)에 발표했습니다. 


 

 밀라노 대학과 하버드 의대 버스턴 소아 병원의 파올로 피오리나 (Paolo Fiorina)가 이끄는 연구팀은 코로나 19 대유행 초기인 2020년 3-5월 사이 입원한 환자에서 당뇨 및 혈당 검사를 통해 정상보다 공복 및 식후 혈당이 높은 고혈당 (hyperglycemia) 환자를 조사했습니다. 



 연구 결과 46%의 환자가 새롭게 고혈당 (당뇨가 아니더라도 혈당이 정상 수준보다 높은 경우)을 진단 받았으며 이 가운데 다시 35%의 환자가 6개월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고혈당 상태였습니다. 이렇게 고혈당 반응을 보인 환자들은 코로나 19 입원 기간이 길고 임상 경과가 좋지 않으며 산소치료나 기계호흡, 중환자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코로나 19 감염이 혈당을 올리는 기전은 확실치 않지만, 전신 염증 반응에 의한 사이토카인이 원인 중 하나로 생각됩니다. IL-6 억제제처럼 면역 치료제를 처방 받은 환자에서는 혈당 증가가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기전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 세포를 파괴한다는 것인데, 이는 이 세포에 ACE2 수용체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혈당이 올라가면 남은 베타 세포가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해서 오히려 인슐린 분비는 더 증가하는 역설적인 상황이됩니다. 그러나 이는 베타 세포를 더 빨리 소진시켜 결국 당뇨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 대유행 이후 우려되는 시나리오 중 하나는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의 폭발적 증가입니다. 특히 감염자 비율이 매우 높은 미국이나 영국, 유럽 국가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만성 질환자가 많았는데, 더 많아지지 않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걱정이 기우에 불과했는지 아니면 진짜 심각한 문제인지가 밝혀지겠지만, 당장에는 코로나 19에 최대한 감염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최선일 것입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1-07-diabetes-link-covid-.html



Laura Montefusco et al, Acute and long-term disruption of glycometabolic control after SARS-CoV-2 infection, Nature Metabolism (2021). DOI: 10.1038/s42255-021-00407-6



Sebastiano Bruno Solerte et al, Sitagliptin Treatment at the Time of Hospitalization Was Associated With Reduced Mortality in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and COVID-19: A Multicenter, Case-Control, Retrospective, Observational Study, Diabetes Care (2020). DOI: 10.2337/dc20-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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