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at 8 images over the Southern Amery Ice Shelf show the ice-covered lake before drainage and the resulting ice doline with summer meltwater. Credit: Geophysical Research Letters)
여름철이 되면 남극이나 그린란드의 빙하 위에도 얼음이 녹아 호수가 형성됩니다. 이런 빙하 위 호수 가운데는 제법 큰 것도 있지만, 결국 물의 무게가 너무 커지면 그 무게로 인해 빙하에 균열이 생기면서 호숫물이 모두 빠져나가고 호수가 있었던 흔적만 남게 됩니다. 이런 과정은 자연적으로 발생하지만,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극지방의 기온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그전보다 더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상이 됐습니다. 그 자체로 이미 빙하가 녹는다는 증거지만, 균열을 통해 빙하를 더 빠르게 불안정하게 만들기 때문에 과학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고 캠퍼스의 스크립스 해양학 연구소 (Scripps Institution of Oceanography at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의 과학자들은 2019년 겨울 남극의 아메리 빙상 (Amery Ice Shelf)에서 제법 큰 빙하 위 호수가 순식간에 사라진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나사의 ICESat-2 위성 데이터를 분석하던 중 대략 60㎢ 이내 면적을 지닌 빙하호가 갑자기 사라진 것을 알아내고 그 원인과 파장을 분석했습니다. 이 호수는 최대 7억5000만톤의 물을 저장하고 있었는데, 흥미롭게도 그 표면은 남극의 추운 기후로 인해 얼어 있어 있습니다. 따라서 마치 누가 눈 위에 그림을 그려 놓은 것 같은 외형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왼쪽)
그러나 워낙 많은 양의 물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균열이 생기면 순식간에 물이 빠져나가 얼음 돌리네 (ice doline)라는 크레이터 같은 지형을 만듭니다. 이 돌리네의 깊이는 최대 80m 정도이며 주변으로 최대 36m 정도 융기 지형을 만들었습니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균열의 크기는 20m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교적 큰 호수가 사라지긴 했지만, 이와 같은 일은 본래 빙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일입니다. 문제는 점점 더 자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아메리 빙상의 경우 상대적으로 안정한 빙상이긴 하지만 2019년에 제주도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D-28이라는 빙산이 바다로 떨어져 나가는 등 점차 불안정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Animation of the D-28 iceberg breaking off from the Amery Ice Shelf. CC BY-SA IGO 3.0)
온도가 지금처럼 상승한다면 아메리 빙상의 미래 역시 이미 축소되고 있는 다른 빙상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그 변화를 계속해서 예의주시할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6-antarctic-lake-suddenly.html
https://en.wikipedia.org/wiki/Amery_Ice_Shelf
Roland C. Warner et al, Rapid formation of an ice doline on Amery Ice Shelf, East Antarctica, Geophysical Research Letters (2021). DOI: 10.1029/2020GL091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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