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of the “heliotrope” balloons is being prepared for flight soon after the 2019 Ridgecrest earthquake sequence. The balloons were launched from California’s Mojave Desert and allowed to drift over the region. Credit: NASA/JPL-Caltech)
최근 나사와 유럽 우주국은 2030년대 금성의 비밀을 파헤칠 새로운 탐사 계획들을 발표했습니다. 이 가운데 오랬만에 금성 표면에 착륙할 다빈치 플러스는 사실 금성 대기 탐사선으로 표면에서 탐사 활동은 매우 짧은 시간만 이뤄질 예정입니다. 납도 녹을 만큼 뜨거운 표면과 높은 기압으로 인해 오래 버틸 수 있는 탐사선이 아직 없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금성 탐사는 금성 궤도에서 이뤄질 예정입니다.
그런데 사실 금성의 내부를 탐사하기 위해서는 지구, 달, 화성에서 그런 것처럼 지진파 데이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나사가 화성에 보낸 인사이트 (InSight) 탐사선처럼 금성 표면에서 수년에 걸처 지진파를 측정할 수 있는 탐사선을 만들기는 극히 어렵습니다. 나사 제트 추진 연구소 (JPL)과 칼텍 (Caltech)의 과학자들은 좀 더 창의이지만, 무모해 보이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바로 고고도 풍선을 이용해서 금성에서 지진파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높은 고도의 풍선에서 지진파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지 의아하지만, 한 가지 가능한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지진이 발생할 때 생기는 음파를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것입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연구팀은 이 과제에 도전하기 위해 2019년 캘리포니아의 리지크레스트 지진 (2019 Ridgecrest earthquake, 2019년 7월 4일에서 6일 사이 발생한 Mw6.4/7.1 규모의 지진)의 여진을 측정했습니다.
큰 지진이 발생한 후 생기는 여진 (aftershock)은 수 주에 걸처 지속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지진 발생 후 10000개의 크고 작은 여진을 6주에 걸쳐 관측했습니다. 물론 풍선에서만 관측할 순 없기 때문에 지상에 지진계를 두고 이를 관측하면서 풍선에 설치된 관측 장비가 이를 실제로 감별할 수 있는지 조사한 것입니다.
연구팀이 사용한 두 개의 헬리오트로피 (heliotrope) 풍선은 태양열에 의해 가열되면 최대 18-24km 고도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지상으로 내려오는 형태의 풍선입니다. 문제는 지진파에서 나오는 저주파 음파는 매우 약하고 주변 환경에서 나오는 소음은 매우 많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풍선 자체에서도 적지 않은 소음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지진에서 나오는 음파를 측정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하지만 2019년 7월 22일 연구팀은 진도 4.2의 제법 강한 여진을 80km 떨어진 지점에서 관측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고도는 4.8km 였으며 두 개의 풍선이 32초 간격으로 이를 측정했습니다. 고고도 풍선으로 지진파를 측정하는 데 최초로 성공한 것입니다.
금성의 높은 압력과 온도를 감안하면 금성 지진파 풍선은 고도 50-60km에서 지표의 지진파를 측정해야 합니다. 매우 어려운 일로 보이지만, 금성 대기의 높은 밀도와 압력 덕분에 오히려 표면의 지진파는 지구보다 60배 강하게 대기로 전파됩니다. 따라서 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현재는 이론적 가능성에 대한 기초 연구 수준이지만, 언젠가 풍선을 이용해 금성의 지진파를 측정하는 날도 올지 모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6-nasa-balloon-california-earthquakenext-venus.html
Quentin Brissaud et al, The First Detection of an Earthquake From a Balloon Using Its Acoustic Signature, Geophysical Research Letters (2021). DOI: 10.1029/2021GL09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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