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throps atrox, D6 Route de Kaw, Roura, French Guyana, FRANCE, Bernard DUPONT )
생물계의 독 가운데 뱀독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강력한 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신약 후보 물질도 많아 과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이를 연구해왔습니다. 그 가운데 중남미에 서식하는 보트롭스 속의 독사들이 있습니다. 이 독사들은 치명적인 독을 지니고 있는데, 자연계의 다른 독과 마찬가지로 수십 가지의 성분이 함께 먹이를 죽이거나 마비시키고 부분적으로 소화시키는 과정을 돕습니다.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의 키버트 메콰틴트 (Kibret Mequanint, Department of Chemical and Biochemical Engineering and School of Biomedical Engineering, The University of Western Ontario)가 이끄는 연구팀은 보트롭스 속 독사 중 하나인 페르데랑스(Bothrops atrox, common lancehead, fer-de-lance, barba amarilla, mapepire balsain)의 독에서 강력한 속효성 지혈제 성분을 약물로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약물은 매우 강력한 혈액 응고 효과를 지닌 바트로소빈 (Batroxobin) 기반으로 사실 보트롭스 속의 다른 독사에서 추출되어 이미 약품으로 개발된 바 있습니다. (상품명 Defibrase©) 그런데 연구팀이 개발한 약물은 기존의 지혈제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특징을 지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강한 빛에 의해 광화학 반응을 일으켜 혈액을 순식간에 응고시킨다는 것입니다. (visible light–induced blood-resistant hemostatic adhesive (HAD)) 따라서 원하는 부위만 신속하게 접착제로 붙이듯이 지혈할 수 있습니다.
응급 지혈이나 수술 시 쉽게 통제할 수 없는 출혈을 막는 접착제 같은 신속 응고제는 이미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레이저 포인트 등을 이용해서 쉽게 막을 수 없는 대량 출혈을 빠르게 막을 수 있는 신속 응고제가 있다면 응급 상황이나 수술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연구팀은 깊은 상처나, 대동맥 같은 큰 혈관 손상, 간 손상 등 쉽게 막을 수 없는 출혈을 45초 이내로 지혈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실제 임상에서 사용되기 위해서는 인간에서 안전성을 확인하는 까다로운 전임상, 임상 시험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뱀독에서 인간을 살리는 약물이 새로 개발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medical/snake-venom-super-glue-stops-bleeding/
https://advances.sciencemag.org/content/7/29/eabf9635
https://en.wikipedia.org/wiki/Batroxo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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