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모글로빈 수치가 만성적으로 낮은 빈혈 환자는 만성적인 산소 부족과 심장 과부하로 인해 여러 가지 합병증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또 만성 빈혈 자체가 다른 질병에 의해 2차적으로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검사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정상 범위 내에서 헤모글로빈 수치가 낮은 편에 속하는 사람들이 비만이나 대사 증후군의 유병률이 낮다는 사실 역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대개 소식하는 사람이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에서도 약간 낮은 축에 속하고 날씬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비만과 관련된 질병이 적을 수 있으나 과학자들은 그 이상의 이유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핀란드 오울루 대학(University of Oulu in Finland)의 연구팀은 핀란드에서 진행된 두 개의 코호트 연구인 Northern Finland Birth Cohort 1966 (NFBC1966)와 Cardiovascular Risk in Young Finns Study (YFS) 데이터를 분석해 낮은 정상 헤모글로빈 수치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습니다.
연구 결과 낮은 헤모글로빈 수치는 낮은 BMI와 혈당 수치, 그리고 여러 가지 좋은 대사 지표와 연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혈압과 염증 수치도 낮았습니다. 이는 hypoxia-inducible factor (HIF)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조직에 경미한 저산소증을 유발해서 오히려 대사활동을 촉진한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이와 연관된 유전자 (SLC2A4, Slc2a1)들도 찾아냈습니다.
다만 이런 이유로 헤모글로빈 수치를 의도적으로 낮게 유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개인이 헤모글로빈 수치를 매일 검사할수도 없는 일이고 의도적으로 낮춰서 좋은 결과를 초래한다는 증거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는 체중처럼 매울 쉽게 체크할 수 있는 수치를 조절하는 것이 옳은 선택입니다. 물론 체크가 쉽지 조절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문제겠지요.
여담이지만, 현실적으로 헤모글로빈 수치를 정상 범위에서 낮게 유지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연구팀은 HIF 경로를 자극하는 약물을 찾으면 비만이나 대사 증후군을 치료하는 약물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과연 신약 개발의 새로운 목표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1-07-hemoglobin-good-health-obesity-metabolic.html
Juha Auvinen et al, Systematic evaluation of the association between hemoglobin levels and metabolic profile implicates beneficial effects of hypoxia, Science Advances (2021). DOI: 10.1126/sciadv.abi4822
https://advances.sciencemag.org/content/7/29/eabi4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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