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906 - 화성 남극의 호수는 사실 진흙층?



 (The bright white region of this image shows the icy cap that covers Mars’ south pole, composed of frozen water and frozen carbon dioxide. Credit: ESA/DLR/FU Berlin/Bill Dunford)



 과학자에게 가장 흥분되는 순간은 새로운 발견을 했을 때와 자신의 주장이 학계에서 열띤 논쟁과 화제를 불러일으킬 때 일 것입니다. 최근 화성 남극에서 빙하 아래 호수의 증거를 확인했다는 주장 역시 과학계에서 논쟁을 불러일으키면서 학자들 사이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2413020328



 애리조나 주립 대학의 아디티아 쿨러 (Aditya Khuller of Arizona State University's School of Earth and Space Exploration)와 나사 제트 추진 연구소 (JPL)의 제프리 플라웃 (Jeffrey Plaut of NASA's Jet Propulsion Laboratory (JPL))는 마스 익스프레스가 관측한 화성 남극의 강한 레이더 반사가 반드시 빙하 아래 호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주장을 저널 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마스 오딧세이 다음으로 오랜 시간 동안 화성을 관측한 마스 익스프레스의 MARSIS (Mars Advanced Radar for Subsurface and Ionosphere Sounding) 데이터를 독립적으로 분석해 밝은 레이더 반사 신호를 일으킬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검증했습니다. 



 지표 아래로 투과하는 레이더는 물질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반사도가 달라지는데, 액체 상태의 물질이 있으면 반사도가 높아집니다. 따라서 반사도가 특히 높은 지역은 액체 상태의 물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팀은 빙하 아래 있는 진흙 상태의 지층이나 금속이 풍부한 미네랄 등 여러 가지 대안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주장의 배경은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기에는 너무 낮은 온도입니다. 예를 들어 영하 63도인 상황에는 매우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과염소산염 (perchlorates) 같은 일부 물질이 물의 어느 점을 이 정도까지 낮추긴 하지만, 이런 물질이 화성 빙하 아래 대량으로 생성된 이유는 석연치 않습니다. 



 다만 실제로 온도가 낮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바로 화산이나 온천 같은 강한 열원이 있다면 남극이나 아이슬란드에서 볼 수 있듯이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연구팀은 최근 화성에서 활발한 화산 활동의 증거를 찾지 못했고 호수가 의심되는 지역이 너무 많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이 논쟁에 대한 결론은 실제 이 지점을 드릴로 뚫고 내부를 탐사해봐야 알 수 있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결국 인류가 화성의 남극 빙하를 직접 탐사하는 날이 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참고 



Aditya R. Khuller et al, Characteristics of the Basal Interface of the Martian South Polar Layered Deposits, Geophysical Research Letters (2021). DOI: 10.1029/2021GL093631


C. J. Bierson et al, Strong MARSIS Radar Reflections from the Base of Martian South Polar Cap may be due to Conductive Ice or Minerals, Geophysical Research Letters (2021). DOI: 10.1029/2021GL093880


Michael M. Sori et al, Water on Mars, With a Grain of Salt: Local Heat Anomalies Are Required for Basal Melting of Ice at the South Pole Today, Geophysical Research Letters (2019). DOI: 10.1029/2018GL080985


https://phys.org/news/2021-07-lakes-mars-south-pole-muddy.html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