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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화탄소를 암 치료에 활용한다?



 (Gas-entrapping foam infused with carbon monoxide enhances anti-cancer activity of autophagy inhibitors, which may help improve therapies for many different cancers. Credit: University of Iowa Health Care)

일산화탄소는 산소보다 훨씬 강하게 헤모글로빈에 결합하기 때문에 과량 흡입하면 일산화탄소 중독에 빠져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과거 연탄을 때던 시절에는 지금보다 더 흔한 문제였고 지금도 종종 화재 현장이나 기타 상황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나옵니다. 따라서 일산화탄소는 매우 나쁘고 위험한 기체로 생각됩니다.

일산화탄소 중독: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27280&cid=51007&categoryId=51007

일산화탄소 중독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지만, 사실 담배 역시 뭔가를 태우는 만큼 일산화탄소가 나오게 됩니다. 이것 때문에 생명이 위험해지지는 않더라도 우리 몸에 산소 부족을 유발할 순 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일단 암이 생긴 환자에서 흡연자가 항암 치료에 더 잘 반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세포가 스스로 구성요소들을 소화하고 재활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자가소화 작용 (autophagy)라고 명명했습니다. 이 현상을 규명한 일본의 오스미 요시노리 박사는 2016년 그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자가소화작용은 암 연구자들의 주목을 끌었는데, 암세포에서 더 활발하게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가소화작용을 일시적으로 방해하면 암세포를 억제할 수 있습니다.

자가소화작용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733446&cid=60266&categoryId=60266

하지만 불행하게도 자가소화작용 억제제 계통의 항암 치료제는 20회 정도의 임상 시험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해 실제론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몇몇 연구에서 오히려 흡연자에서 효과가 비흡연자보다 좋다는 보고가 나와 과학자들의 주의를 끌었습니다.

아이오와 대학의 제임스 바이른 교수 (James Byrne, MD, Ph.D., UI assistant professor of radiation oncology and biomedical engineering )가 이끄는 연구팀은 일산화탄소가 그 이유 중 하나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일산화탄소가 자가소화작용 억제제의 효과를 더 높여 암세포를 공격하는데 도움을 준 것입니다. 항암제나 일산화탄소 모두 사실 독성을 지닌 물질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의외는 아닌데, 아무래도 제대로 된 세포가 아닌 암세포가 이런 독성 물질에 더 취약합니다.

다만 일산화탄소는 그대로는 약물로 사용하기 위험하고 번거롭기 때문에 연구팀은 먹을 수 있는 거품 형태의 gas-entrapping materials (GEMs)을 이용해서 치료 목적의 일산화탄소를 안전하게 편리하게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일산화탄소를 항암 치료 보조제로 사용한다는 발상도 신기한데, 이렇게 먹을 수 있는 크림 형태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더 신기해 보입니다.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일산화탄소와 자가소화작용 억제제의 조합은 쥐에서 전립선, 췌장, 폐암 종양의 크기를 현저하게 줄이는 효과를 보여줬습니다. 연구팀은 사람에서 임상 시험을 진행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람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일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효과가 있다면 독성 물질인 일산화탄소의 예상치 못한 반전이 될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4-01-drinkable-carbon-monoxide-infused-foam.html

Jianling Bi et al, Oral Carbon Monoxide Enhances Autophagy Modulation in Prostate, Pancreatic, and Lung Cancers, Advanced Science (2023). DOI: 10.1002/advs.202308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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