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atabele ant tends to the wound of a fellow ant whose legs were bitten off in a fight with termites. Credit: Erik Frank, University of Würzburg)
(On the left a fresh injury, on the right the condition one hour after treatment. The wound surface appears to be sealed. Credit: Erik Frank, University of Würzburg)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마타벨레 개미 (Matabele ants)는 놀라운 행동으로 과학자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마타벨레 개미는 아프리카에서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위험한 먹이인 흰개미를 사냥합니다.
흰개미 역시 순순히 당하지 않기 때문에 마타벨레 개미는 흰개미와의 전쟁이 일상입니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개미들이 나오게 마련인데, 마타벨레 개미의 놀라운 부분은 부상당한 동료를 버리지 않고 도와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회복 가능성이 없는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경우 군집을 위해 치료를 거부하는 행동도 보입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0983001088
https://blog.naver.com/jjy0501/221214518152
마타벨레 개미를 연구해온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의 에릭 프랭크 박사와 스위스 로잔 대학의 로렌트 켈러 교수 (Dr. Erik Frank from Julius-Maximilians-Universität (JMU) Würzburg and Professor Laurent Keller from the University of Lausanne)는 이 개미에서 또 다른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다리가 잘리가나 외골격이 손상되는 상처를 입은 경우 마타벨레 개미는 상처의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물질을 사용합니다. 연구팀은 마타벨레 개미의 가슴에 있는 후늑막분비샘 (metapleural gland) 에서 112종의 화학물질을 확인했는데, 절반이 항균 물질이거나 상처의 회복을 돕는 물질이었습니다.
앞서 포스트에서는 마타벨레 개미가 동료를 치료할 순 없어도 도와줄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이들은 전투병과 의무병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이 개미가 상처 감염 부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여기에 항균 물질을 발라 사망률을 90%나 낮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항생제를 이용해 감염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능력은 개미는 물론 자연계를 통틀어 처음으로 목격된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지만, 연구팀은 여기에 처음 보는 항생 물질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어쩌면 여기에 항생제 내성균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이 있을 있기 때문에 주목할만한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여담이지만, 에릭 프랭크 박사는 넥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인 Life on Our Planet (5편)에 마타벨레 개미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물론 직접 나오는 건 아니고 개미만 나옴) 이 놀라운 개미의 생태를 들여다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1-matabele-ants-infected-wounds-antibiotics.html
Erik. T. Frank et al, Targeted treatment of injured nestmates with antimicrobial compounds in an ant society, Nature Communications (2023). DOI: 10.1038/s41467-023-43885-w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