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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과 꿀벌의 장내 미생물은 서로를 돕는다



 (Honeybee (Apis mellifera) landing on a milk thistle flower (Silybum marianum). Credit: Fir0002/Flagstaffotos/ Wikipedia/GFDL v1.2)

꿀벌은 꿀과 꽃가루만 먹고 살아갑니다. 만약 사람이 이렇게 먹고 산다면 필수 영양분 부족으로 죽고 말겠지만, 꿀벌은 문제 없이 살아갑니다.

이렇게 특정 먹이만 먹고 살 수 있게 진화한 비결 중 하나는 바로 장내 미생물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꿀벌 이외에도 한 가지 먹이만 주로 먹는 생물들은 장내 미생물을 통해 다양한 영양소를 공급 받습니다. 스위스 로잔 대학의 필립 엥겔 교수 (Professor Philipp Engel in UNIL's Department of Fundamental Microbiology (DMF))가 이끄는 연구팀은 양봉 꿀벌 (Apis mellifera)의 장내 미생물을 조사했습니다.

꿀벌은 장내 미생물 연구의 실험 동물로 많이 사용되는데, 장내 미생물이 20종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동물들이 수백종 이상의 복잡한 장내 미생물 군락를 가진 것과 대조적으로 간단해 연구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연구팀은 꿀벌에 심지어 설탕물만 먹고도 오래 생존할 수 있는 비결을 알아내기 위해 인위적으로 장내 미생물을 제거한 꿀벌을 실험실에서 키운 후 여기에 설탕을 대사하지 못하는 미생물인 Snodgrassella alvi를 이식했습니다.

그리고 꿀벌에게 설탕물만 먹였음에도 불구하고 S. alvi는 죽지 않고 건재했습니다. 다른 미생물이 분해하는 물질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의미 입니다. 추가적인 분석을 통해 과학자들은 꿀벌이 설탕에서 다양한 대사 물질(citric acid, malic acid, 3-hydroxy-3-methylglutaric acid, etc.)을 만들어 공생 미생물에게 공급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 결과를 해석하면 미생물과 꿀벌의 관계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미생물이 다양한 물질을 공급하는 만큼 꿀벌도 미생물에게 물질을 공급해 같이 살아가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탄소 13 동위 원소를 붙인 포도당을 이용해 이 가설을 확실하게 입증했습니다.

이 연구는 꿀벌이 설탕만 먹고도 살아갈 수 있는 비결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살충제 같은 외부 화학 물질에 취약한 이유도 설명합니다. 꿀벌의 장내 미생물도 살충제 성분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것이 꿀벌 감소와 연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위기에 빠진 꿀벌을 구하기 위해 이들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꿀벌 감소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의심되는 이유 중 상당수가 인간과 연관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가 경각심을 갖고 진지하게 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1-western-honey-bee-food-intestinal.html

Andrew Quinn et al, 'Host-derived organic acids enable gut colonization of the honey bee symbiont Snodgrassella alvi, Nature Microbiology (2024). DOI: 10.1038/s41564-023-01572-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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