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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795 - 블랙홀로 흡수되는 별을 관측하다.



(Artist conception of a tidal disruption event (TDE) that happens when a star passes fatally close to a supermassive black hole, which reacts by launching a relativistic jet. Credit: Sophia Dagnello, NRAO/AUI/NSF)

(Artist conception of a tidal disruption event (TDE) that happens when a star passes fatally close to a supermassive black hole, which reacts by launching a relativistic jet. It zooms out of the central region of its host galaxy, Arp299B, which is undergoing a merging process with Arp299A (the galaxy to the left). Credit: Sophia Dagnello, NRAO/AUI/NSF; NASA, STScI)


 천문학자들이 블랙홀로 흡수되는 별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포착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지구에서 1억5천만 광년 떨어진 Arp299 은하는 두 은하가 충돌하면서 형성된 새로운 은하로 이 과정에서 많은 별이 은하 중심 블랙홀로 흡수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장면을 포착한 것은 우연이었습니다. 


 Arp299는 수많은 초신성이 관측된 은하로 초신성 공장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2005년 1월 30일 William Herschel 망원경은 충돌 중인 두 은하핵 가운데 하나에서 매우 밝은 적외선 방출을 발견했습니다. 이후 미 국립 과학재단의 Very Long Baseline Array (VLBA) 전파망원경 역시 2005년 7월 17일 강한 전파 방출원을 발견해 초신성으로 생각하고 관측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천문학자들은 이 전파원이 사실은 초신성이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발견했습니다. VLBA를 비롯한 여러 전파 망원경 관측 결과 사실 이 이벤트는 거대 질량 블랙홀 주변으로 끌려간 별이 흡수되면서 사라지는 조석 파괴 이벤트 tidal disruption event (TDE)였던 것입니다. 


 해당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2000만배에 달하는 질량을 지니고 있는데, 불운하게 가까이 다가간 별은 결국 이 블랙홀에 흡수되는 운명이 됩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생각보다 오래 진행될 수 있습니다. 블랙홀에 근접하면 별의 모양은 한쪽이 길게 늘어나는데, 블랙홀에 가까운 쪽의 중력이 먼 쪽의 중력보다 훨씬 강해서 마치 잡아당기는 형태가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길게 늘어난 별은 블랙홀에 가까운 쪽부터 흡수됩니다. (모식도 참조) 


 이 과정 자체는 직접 포착하기 어렵지만, 그 결과로 나오는 블랙홀의 제트를 통해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추정이 가능합니다. 과학자들은 10년여에 걸쳐 이 과정을 포착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얻은 것입니다. 앞서 소개드린 것과 같이 TDE 자체는 드물지 않지만, 이 전과정을 상세히 관측할 수 있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Arp 299의 경우 주변에 두꺼운 먼지와 가스 구름이 없어 운좋게 이 과정을 관측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 흡수 중인 별은 태양 질량의 2배 정도 되는 크기로 추정됩니다. 먼 미래 안드로메다 은하와 우리 은하가 충돌하는 시점에도 태양 같은 별이 블랙홀 주변으로 다가가 여러 차례 흡수되는 운명을 겪을 것입니다. Arp 299는 우리 은하의 미래를 먼저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 


 S. Mattila el al., "A dust-enshrouded tidal disruption event with a resolved radio jet in a galaxy merger," Science (2018). science.sciencemag.org/lookup/ … 1126/science.aao4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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