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Nature (2018). DOI: 10.1038/s41586-018-0159-2)
앞서 소개했듯이 초기 사지형류는 주로는 물속에 살던 생물이었지만, 다리를 발달시켜 얕은 물과 웅덩이에서도 살 수 있게 진화했습니다. 아칸토스테가(Acanthostega)와 이크티오스테가(Ichthyostega)를 비롯해 여러 사지형류는 네발 짐승인 사지류의 진화를 단계적으로 보여줘 어떻게 척추동물이 육지에 상륙했는지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육지로 올라온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크기로 봤을 때 포식자를 피하기보다는 사냥을 하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는 제 책에서 다뤘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초기 사지형류가 어떻게 상륙했는지에 대한 모든 의문이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보통 초기 사지형류는 강에서 육지로 올라온 것으로 묘사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조수 간만의 차이가 큰 해안가에서 육지에 상륙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프랑스와 중국의 국제 과학자팀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초기 사지형류의 동위원소 비를 조사했습니다. 물론 3억 6천만년 이전에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반감기가 매우 긴 안정 동위원소 몇 가지만 사용이 가능하지만, 산소와 황 동위원소가 이 목적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sulfur - 32와 34는 바닷물과 민물에 비율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화석에 남아있는 비율을 통해서 과거 어디서 주로 살았는지 파악이 가능합니다.
황 동위원소 연구 결과 초기 사지형류는 바닷물에 살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산소 동위원소 결과는 이들이 민물 환경에도 노출되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현상을 잘 설명할 수 있는 가설은 이들이 조수 간만의 차이가 큰 강 하구 지형에 살았다는 것입니다. 이 지역은 지금도 먹이가 풍부해 많은 생물이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습니다.
물론 초기 사지형류도 수천만년에 걸처 다양하게 분화했으므로 반드시 한 지역에서만 살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물의 수위 변화가 심하고 염분 농도의 변화 역시 심한 지역에서 사는 생물 가운데서는 척추동물은 물론 무척추동물 가운데서도 물밖에서 생존할 수 있는 생물이 많습니다. 어쩌면 초기 사지형류 역시 이들 가운데 하나였을지 모릅니다.
참고
Jean Goedert et al. Euryhaline ecology of early tetrapods revealed by stable isotopes, Nature (2018). DOI: 10.1038/s41586-018-01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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