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NASA/JHUAPL/SwRI)
과학자들이 정말 의외의 장소에서 사구 지형의 증거를 찾아 냈습니다. 바로 명왕성의 스푸트니크 평원(Sputnik Planitia)입니다. 브리검 영 대학의 지질학자인 야니 라데바우 Jani Radebaugh와 그녀의 동료들은 거의 진공 상태나 다른 바 없는 명왕성의 표면에 사구 (Dunes) 지형이 형성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스푸트니크 평원에 있는 독특한 물결 무늬 지형에 주목했습니다. 이는 지구에서 볼 수 있는 사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사구 지형이라고 자신 있게 주장하기에는 몇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명왕성의 대기 밀도가 너무 낮아 과연 입자가 움직일 수 있는가와 대체 영하 -230도에서 모래 같은 입자로 존재할 물질이 무엇인지 하는 질문입니다.
연구팀은 여러 전문가들의 협력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했습니다. 우선 사구 지형을 만든 입자는 작은 메탄 입자로 추정됩니다. 명왕성의 표면 온도가 약간 오르면 메탄 입자가 승화되면서 더 작은 크기의 모래 알갱이 같은 입자로 작아지는 것입니다. 이를 날리는 것은 지구의 1/1000도 되지 않는 희박한 대기의 흐름입니다.
이것이 가능할지 매우 의문스럽지만, 연구팀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런 희박한 대기라도 시속 29-40km 정도로 불면 가볍고 작은 메탄 입자를 이동시킬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명왕성의 낮은 중력과 더불어 사구 지형은 모래가 꼭 바람에 날리지 않더라도 이동만 할 수 있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바람에 날리는 힘의 20%만 있어도 모래를 이동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발견 전까지는 타이탄이 얼음 사구가 있는 유일한 천체였습니다. 또 화성보다 대기가 더 희박한 천체에서 발견된 유일한 사구 지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희박한 대기 때문에 사구가 형성되는 속도와 이동하는 속도 모두 매우 느리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사구 지형이 50만년 전 형성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희박한 대기와 약한 중력 때문에 한 번 형성된 사구 지형은 오랜 세월 유지되었을 것입니다.
명왕성의 사구 지형의 특징을 알기 위해서는 사실 더 낮은 궤도에서 근접 관측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명왕성 추가 관측은 한동안은 계획이 없어 수십년 후에나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언젠가 다시 인류는 명왕성을 방문해서 이 왜소행성의 모습을 더 자세히 탐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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